#직장인 남진수(남, 31)씨는 등산 마니아로 아웃도어 의류와 소품이 많은 편이다. 일상에서도 냉감, 흡습속건, 신축성 등 고기능성 제품을 자주 찾게 돼 꼭 필요한 아이템을 중심으로 이색적인 코디를 하다 보니, 오히려 남들과 다른 나만의 색깔을 살린 실용적인 룩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
40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어느 때보다 기능성 의류가 절실한 시기다. 이 때문에 흡습속건, 신축성, 활동성 등의 기능성을 품고 산 아래로 내려온 아웃도어 웨어가 살짝 다른 색깔을 입으며 자유롭고 거친 에너지를 담은 스타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자유분방한 개성을 드러내는 젊은 층이 라이딩, 서핑, 스포츠 클라이밍 등 다양하게 확대된아웃도어 문화에 유입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아웃도어 웨어의 고기능’이 산이라는 공간을 넘어 일상의 활동적인 움직임까지 도울 수 있다는 개념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티셔츠 활용한 이색적 레이어링
또, 옷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외출복, 운동복, 캐주얼 등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출퇴근 복장 그대로 레저를 즐기거나, 스포츠웨어를 일상복으로 입는 등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변화된 옷 입는 방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따.
이렇게 기능성을 무기로 일상에서 다시 조명 받고 있는 아웃도어 웨어가 젊은 층을 만나 시너지를 내며 주목 받고 있는 스타일링이 ‘고프코어룩’이다.
고프(Gorp)는 그레놀라, 귀리, 건포도, 땅콩의 영어 이니셜을 딴 말로 하이킹이나 아웃도어 활동 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들고 가는 믹스 견과류를 뜻한다. 이 단어가 놈코어(Normcore)와 만나 산에 올라도 될 법한 투박하지만 편안함을 내세우며 개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살린 스타일링을 뜻한다. 의도적으로 멋을 낸 것이 아닌,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아이템을 조화롭게 매칭하는 것이 핵심이다.
▲ 재킷 포인트로 초크백 활용 – 블랙야크의 멀티옵션폰파우치와 기본 슬라이드 샌들 ‘플로우’
먼저, 이너를 재킷 위에 레이어링하거나, 아우터를 안에 입는 것처럼 이너와 아우터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1~2년 전부터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아온 뷔스티에를 티셔츠, 블라우스의 위에 노출해 입는 패션을 생각하면 접근하기 쉽다. 기존의 정형화된 착용법을 벗어난 아웃도어 아이템의 레이어링은 무심한 듯 시크한 나만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흡습속건의 기능성 티셔츠로 땀과 수분으로부터 자유로운 섬머 스타일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
집 앞에 신고 나갈 법한 슬리퍼 역시 편안하면서 스타일리시한 ‘고프코어’ 스타일의 아이템이다. 더운 날씨에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운동화나 구두 대신 무심하게 신은 슬리퍼는 로고 플레이와 컬러 포인트로 당당하게 패션 아이템으로 연출이 가능한 것.
페니백, 초크백 등 소품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시장 가방이라는 오명을 벗은 페니백 등의 미니백은 아웃도어 활동 시 간단한 소지품을 넣어 양 손을 자유롭게 해줘 개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은 잇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에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되면서 고프코어룩의 인기와 맥을 증명하고 있다. 이에 아웃도어는 물론 명품 브랜드에서도 발 빠르게 다양한 페니백 스타일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기존 아웃도어 패션의 일상복화가 산에서 도심으로 제품의 활용 공간을 단순이 옮기는 것에 그쳤다면 고프코어 스타일링은 아웃도어 웨어의 ‘거리 패션화’이자 내 색깔과 스타일을 나타내는 ‘못생겼지만 당당한’ 하나의 툴이 된다는 흐름으로 접근할 수 있다”며 “남의 눈을 신경쓰기보다 기능성, 개성, 실용성을 따지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며 애슬레저에 이은 새로운 패션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