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복지에서 공급망 이력 추적까지
환경과 지속가능성, 기업의 지배구조, 이른바 ESG 경영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앞다투어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견들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서 패션업계에서 어떤 것이 더 지속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자. 가죽과 퍼 등 가축에서 얻은 소재에 대한 고찰이다. 자연에서 얻은 친환경 소재이기는 하나 패션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 소재를 터부시해왔다. 특히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재를 얻기 위해 가축을 기르고 도축하는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면모가 켜켜히 쌓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업계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동물 사육과 도축, 그리고 유통까지 세심히 관리하려는 노력들이다. 국제모피연맹에서 만든 퍼마크도 이의 일환이다. 얼마 전 국제모피연맹(IFF)이 주최하는 ‘2025 서울 국제 모피 & 가죽 박람회’가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이날 요하네스 마나카스 국제모피연맹 회장을 비롯한 연맹 간부들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퍼마크를 비롯한 국제 모피 시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나카스 회장은 “최근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최상급 모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루이비통’을 비롯해 ‘프라다’, ‘펜디’ 등 명품 브랜드들이 모피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박람회에는 중국 업체 6곳이 새롭게 참가했는데 이는 한국에서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모피연맹에서는 지난 2021년 퍼마크를 런칭했는데 이에 대한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퍼마크는 퍼를 생산하는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제도다. 퍼마크 인증을 받으려면 퍼마크가 제시한 기준을 지켜야만 한다. 예를 들어 동물을 사육하는데 사용되는 게이지의 크기를 비롯해 번식 과정의 투명성 등 생산과정에서 나타나는 모든 공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이를 인증한다. 가죽이나 퍼를 얻는 과정에서도 동물 복지를 생각하고 퍼를 만드는 공장도 마찬가지로 엄격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의 대부분 모피산업의 동물 복지와 환경 기준 준수를 보장하는 글로벌 통합 인증 및 이력 추적 시스템인 퍼마크 인증을 받았다. 퍼마크 인증 제품에는 모피 종류와 원산지, 동물 복지 프로그램 등 공급망 전체 이력을 추적,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라벨 코드가 부착돼 있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