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속칭 라벨갈이 문제가 또 터졌다.
최근 핫하게 부상하고 있는 ‘세터’가 중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표기해 공정거리위원회가 나서 조사에 나선 것이다.
이번 공정위 조사는 ‘세터’가 자진 신고하면서 이뤄졌다. ‘세터’가 지난 4일 중국에서 생산한 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할 때 한국산으로 잘못 표기했다며 이 사실을 공정위에 알렸기 때문이다.
공정위 신고 이전 ‘세터’의 라벨 오표기 논란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무신사 등 유명 플랫폼에서 판매된 상품을 받아본 소비자들이 라벨에 중국산이라고 표기돼 있었기 때문이다.
세터측은 인터넷 페이지 검수 미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판매된 상품에서도 제조국이 오표기된 사례가 발견되면서 관행처럼 라벨이 변형됐다는 의심까지 사고 있다.
이번 ‘세터’의 라벨 오표기가 고의적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 패션제품 제조 과정에서 라벨이 잘못 부착되는 경우는 흔하기 때문이다. 보통 패션제품의 라벨은 제품마다 다 다른데 이게 생산과정에서 바뀔 수 있고 실수로 봉제를 잘못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물론 알게 모르게 많은 패션 제조업체들이 고의적으로 라벨을 갈아치우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강력한 법적 처분을 받아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의도치 않은 실수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잘못을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 제조 과정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실수이기 때문에 검수 과정에서 잘잘못을 가려야한다.
그런데 실수를 눈감거나 실수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잘못 표기된 상품을 그대로 유통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이번 ‘세터’의 사례도 이런 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든다. 검수과정에서 실수를 놓쳐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수순까지 진행됐다면 누군가의 양심을 속이는 과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다.
라벨 오표기는 ‘세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오표기 실수가 아니라 그걸 대처하는 방법이다. 소비자들은 실수를 반복하는 업체를 사랑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