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은 과거 우리나라 수출의 전진기지였다. 많은 수출 기업들, 특히 섬유 봉제 수출기업들이 이곳에 자리했다. 하지만 수출 봉제 시장은 1980년대 들어 경쟁력을 잃었다. 3저 호황이 한창이었던 때 임금인상으로 저가 수출로 외형을 확장해온 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봉제 수출업체들은 이런 국내외 환경 변화에 맞춰 업태을 전환해야 했다. 이 때 많은 업체들이 수출에서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려 내수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내수 브랜드에 납품하는 프로모션으로 업태를 전환하게 된다. 당시 우리나라는 니트 수출이 많았는데 이를 내수로 전환하며 많은 여성 니트 브랜드와 골프웨어 브랜드가 생겨났다.
이렇게 비즈니스 방향을 전환한 업체들이 모두 성공할 수는 없는 법. 일부는 공장 부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했는데 공장 부지에서 수출하고 남은 상품을 팔면서 자연스럽게 가산동 아울렛 타운이 생겨났다. 몇몇 부지에서 시작한 아울렛 매장이 성공하며 수출의 다리 주변에 거대한 타운이 생성된 것. 이중 마리오아울렛과 W몰이 가산동 아울렛타운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아울렛의 성장에도 브레이크가 걸린다. 한창 주가를 올리던 2000년 전후 공업지구에서 상업시설이 30%를 넘지 못한다는 법규에 따라 마리오아울렛 등 일부 아울렛들이 이슈로 등장한 것. 마리오는 당시 수읙률이 워낙 높아 과태료를 지급하며 불법을 이어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같은 예기치 않은 불법행위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과 아울렛 등이 힘을 합쳐 한시적으로 법률 예외 조항을 만들었고 수혜를 받은 곳이 원신아울렛을 중심으로 한 W몰과 마리오아울렛이다.
이렇게 법률까지 변경하며 만들어진 W몰이 결국 사업을 정리한다. W몰은 최근 매출 악화와 경영 부실 등을 이유로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울렛 상권을 찾던 중국인 쇼핑객이 줄며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이미 지난해 부동산 개발업체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소유권 이전까지 마치며 영업 종료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쩌면 이게 시작일 수도 있다. 가산동 아울렛 타운은 물론이고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많은 패션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국내 경제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건설 경기를 비롯한 내수 경기가 최악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W몰의 영업 종료가 내수 붕괴의 시발점이 아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