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요즘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심은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의 편향적인 정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때는 찬반이 극명하게 나눠진다. 그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왈가왈부 하고 싶은 마음은 일도 없다.
정치가 아니라 요즘 그가 보이는 경제 관련 행보도 찬반이 나눠지고 있어 관심을 가져본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자신의 부캐 제이릴라의 상품화를 선언했다. 신세계푸드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골프 셀렉숍 더카트골프와 협업해 ‘제이릴라’ 골프웨어를 출시하는 것이다.
사실 제이릴라는 신세계푸가가 육성하는 캐릭터다. 누가 봐도 정용진을 닮은 외모와 그의 영어 이니셜을 따 이름을 제이릴라로 정했다고 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4월 공식 인스타그램과 야구단 SSG랜더스의 홈 개막전에 등장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화성에서 나고 자란 고릴라 제이릴라는 지구에 도착해 패션, 음악, 스포츠, 음식 등 다양한 분야의 지구인 친구들을 만나 활동한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육성 중인 캐릭터라고 한다.
실제 제이릴라는 명품 브랜드로부터 운동화와 제휴 컬렉션 의상을 협찬 받고 미국 전기자전거 브랜드와 협업해 커스텀 바이크를 출시하며 화제를 일으켰다. 캐릭터를 육성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도 빵을 좋아하는 제이릴라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청담동에 프리미엄 베이커리 매장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운영하고 있다.
제이릴라를 비롯해 정용진은 대기업 상속자의 행보라기에는 파격적인 것들이 많다. 지금까지 보여온 국내 대기업 상속자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들인 것도 분명하다. 이런 모습으로만 보면 정용진은 분명 꼰대가 아닐 것이다. 아니어야만 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게 과연 정용진이 손수 만들어낸 캐릭터이고 그가 만들어낸 세계관일까? 만일 이 세계관과 캐릭터가 수십명의 직원들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고 관리하라고 시키는 전형적인 특A급 갑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다른 꼰대 오너들의 전형적인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비즈니스가 성공하느냐 아니냐는 또 다른 문제다. 이 캐릭터 비즈니스가 성공한다면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 문제는 봄 눈 녹듯이 금세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걸 준비하거나 그 관여한 여러 사람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옛날 삐에로쑈핑이 그랬던 것처럼.
글쎄 정용진의 요즘 행보는 꼰대의 그것일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