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스타는 만들어지는 거라고 한다.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 등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연습을 해야 하고, 나아가 의학의 힘으로 외모적인 결점을 보완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월한 유전자로 이런 과정 없이도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들이 있다. 이번에는 데뷔한 지 30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여배우 세명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초코파이와 오예스로 불리는 두 동기가 있었다. 그녀들이 당대 최고의 화장품 브랜드 빅3로 분류됐던 쥬리아 화장품과 주단학 화장품 모델이 되었다.
그녀들의 이름은 전인화와 김희애다. 두 배우는 연기 대상까지 수상할 정도의 뛰어난 연기와 자연미의 외모와 뛰어난 자기 관리로 지금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들의 집은 같은 동네, 수유리였다. 그래서 안성 캠퍼스까지 왕복 5시간의 통학 시간과 강의 시간에도 늘 함께 붙어 다녔다. 공교롭게도 이런 절친이 제과와 화장품 라이벌 브랜드의 모델이 된 건 재미있는 일이다.
대학교 1학년 때 난 전인화에게 큰 호감을 가졌다. 어느 화창한 봄날에 강의실 뒷자리에 앉은 그녀와 쪽지를 주고받다가 학교 캠퍼스 옆 딸기밭에 함께 가는 일이 생겼다.
“야호!!!” 마음속으로 난 너무 기뻤다. 강의가 끝나고 딸기밭으로 가려는데 김희애가 함께 가는 것이었다. 딸기밭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는 나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고 옆에 따라 와서 딸기를 잘 먹는 김희애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딸기밭에서 돌아갈 때 앞서 걷던 김희애의 빨간 하이힐과 또각거리는 그 구두 뒷굽의 얄미운 소리를...
나는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왔다. 1988년 2학기에 복학을 하고 우연히 알게 된 CF 모델 동생을 따라간 에이전시에서 CF 모델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당시에는 남자로는 드물게 쌍거플 성형 수술까지 받고 부기도 가라앉기 전에 프로필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으로 코카콜라 CF를 찍게 되었다.
촬영은 강남 일대와 용인 에버랜드에서 이뤄졌는데 콘티상으로 나는 제일 좋은 분수 옆에서 콜라병을 들고 정답게 이야기하다가 여자 모델이 내 뺨에 뽀뽀를 하는 것이었다.
그때 함께 촬영했던 약 10명의 모델 중에 지금도 활동하는 사람은 고소영과 유호정이다. 콘티상에 고소영이 내 뺨에 뽀뽀하기로 되어 있었다. CF 모델로 데뷔한다는 18살 소녀는 눈이 반짝반짝 빛났고 어렸지만 당차고 예뻤다!!!
난 잠깐이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기쁨은 잠시였다. 그녀의 어머니가 딸이 미성년자란 이유로 연기를 시킬 수 없다고 교체를 요청한 것이다.
난 지구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마치 우주 어디에선가 날아 온 그녀들과의 인연을 오래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20대의 시골 출신인 순박한 나의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해준 그녀들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연예인의 꿈을 안고 상경한 나는 그 때 그녀들의 매력을 개치했던 것처럼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의 매력을 캐치하는 영감을 받는다.
“그녀들은 어느 별에서 왔니?”
글쓴이 국기형은 전주에서 태어나 가수의 꿈을 키우다 우연히 패션세계에 입문했고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베토벤뮤직을 세워 여러 명의 스타를 배출했다. 아이돌그룹 O.P.P.A를 데뷔시켰고 조인성과 송원근, 유건, 이창희, 김범, 이민혁 등이 거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