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여직원들은 기가 세다.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르다. 워낙 여러 사람이 모여 있다 보니 이런 기질이 생겨나는 것 같다. 실제 경험상으로도, 듣는 이야기로도 분명한 것은 그들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좋게 보면 화이팅 넘치고, 활력 넘치고 웃음이 많은 것이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어려움에 봉착하면 그 강한 기가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일부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가 어디 있냐고 할 수도 있겠다. 기가 강한 거랑 자신을 해하는 것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경험 상 분명 연관이 있다. 끼가 있고, 기가 센 사람들이 일이 잘 풀리고, 생각대로 만사가 풀릴 때는 폼 나게 돈도 쓰고 관계가 좋아, 요즘 말로 ‘인싸’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대로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극단적으로 우울해하거나 의기소침해진다. 그런데 이런 감정이 오래되어 극단적 선하게 되는데...
실제로 수년전 강북의 모 백화점 골프 매장에서 매니저가 매장 창고에서 목을 맨 일이 있었다. 이 매니저는 매출이 좋을 때는 돈도 많이 벌었고 가정사도 원만했다. 그런데 매출이 예전 같지 않자 씀씀이에 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택했다. 한 동안 폐점 후 그 층에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 야간 청소하시는 분들이 꼭 2~3명씩 짝을 지어 다니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백화점 업계에서는 유명한 일화, 청량리 인근의 모 백화점에서 영업시간 중에 직원이 투신을 해 자살을 한 사례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비가 오는 날이면 그 근처 도로가 핏빛으로 변한다는 목격담이 전해진다.
사실 자기애가 강한, 흔한 말로 기가 센 사람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는 백화점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의 자존심을 긁는 건 자살을 방조하는 현상일 수 있다. 귀신 보단 무서운 건 결국 사람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그것을 내뱉고야 마는 못된 말버릇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