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부익부 현상 심화.. 누적 적자 때문
패션 시장에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많은 패션업체들이 지난 2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반대로 실적 악화로 패션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 또는 사업을 분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나 중견 기업의 패션사업의 경우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시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결정을 한 기업들은 실적 하락과 영업손실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제로투세븐은 지난 달 31일 패션사업을 종료하고 궁중비책과 포장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남양유업의 계열사인 제로투세븐은 국내 아동복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2014년부터 성장이 주춤해졌고 적자 구조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해 패션사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로투세븐은 ‘알로앤루’, ‘알로봇’ 등 유아동복을 전개해왔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1분기 매출 31억원에 영업손실 15억원, 2분기에는 매출 38억원에 영업손실 17억원을 기록하는 등 누적 적자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동일그룹의 패션사업을 맡고 있는 디아이플로도 작년 말로 ‘아놀드파마’의 라이선스를 연장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남성복 ‘까르뜨블랑슈’의 전개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남성복에서 여성, 골프웨어까지 한 때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중견 패션기업 동일레나운의 패션사업은 중단된다.
다만 디아이플로는 M&A를 통해 미래 비전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고 있고 ‘까르뜨블랑슈’ 역시 글로벌 리뉴얼이 끝난 후 다시 들어온다는 복안이어서 조만간 패션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견 패션기업으로 분류되는 인디에프는 최근 3년 동안 누적 적자가 이어지자 지난 연초 대표이사 교체 등 강수를 두며 일부 사업을 계열사로 이관했다. 인디에프가 최근 런칭한 신규 브랜드 사업부를 ‘톨비스트’를 전개하는 에스앤제이로 넘긴 것. 당시 이관된 브랜드는 정구호 디렉터가 런칭한 ‘존스’와 ‘컴젠’ 등이다. 인디에프는 지난해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 1분기 영업이익도 -93억원, 2분기 -5억원을 기록했다.
또 얼마 전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 합병으로 주목받았단 한세그룹의 패션사업도 엠케이의 모태 브랜드와 같은 ‘티비제이’와 ‘앤듀’를 중단하며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한세엠케이는 흑자 사업인 아동복 사업의 흡수로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산업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친환경, 지속가능성 등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산업인데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앞으로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