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요즘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소비자들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유통업계에서는 새롭게 부상한 소비주체를 타깃으로 한 다양한 MD 전략을 펼친다. 그런데 이런 전략은 100여년 전에도 있었다. 그래서 100년 전 백화점이 국내 들어온 시점부터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백화점까지 우리나라 백화점 100년史를 톱아본다.
일제 강점기 ‘백화점’이라는 新문물 1
우리나라에 백화점이라고 하는 신문물이 처음 등장한 것은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기 전인 1906년 일본의 三越(미츠코시)백화점이 한성(서울)에 지점을 내면서부터다. 이후 1930년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충무로1가 명동 사보이호텔 건너편에 미츠코시 경성지점을 개점하고 이를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 1호점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1920년대로 추정되는 미츠코시 경성지점의 전신인 ‘삼월 오복점’의 모습
당시 미츠코시는 디파트먼트 선언을 발표했는데 내용은 간단히 말해 미츠코시 오복점은 최첨단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백화점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적인 백화점으로 변모 하겠다는 어필이었던 셈이다.
당시 경성신문에 따르면 미츠코시는 1906년 10월에 혼초잇초메(현재 충무로1가 23번지 사보이호텔 부지)에 목조 2층 건물의 미츠코시가 포목점인 한국경성출장원 대기소를 개설했다. 1904년에 ‘디파트먼트 스토아 선언’을 한 미츠코시 포목점을 유치함으로써 조선에서의 일본 이미지 향상을 도모했던 이토 히로부미의 제안에 전무이사였던 히비 오우스케가 추진하여 실현시킨 것이다.
1916년과 25년에 점포를 증축하고 1929년에 本町(혼마치) 1-52번지 경성부 청사터를 구입하여 새로운 점포의 건설을 시작했다. 다음 해인 1930년 10월 25일에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상점을 오픈했다. 이것이 현재의 신세계백화점 본관이다.
즉 우리나라 백화점의 역사는 1904년이 시발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후 20여년이 지난 1929년 원래의 자리에서 이동하여 현재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자리에 현대식 건물을 착공(현재 본관 건물)해 1930년 10월 24일에 새롭게 이전하여 오픈하게 된다.
경성의 작은 토쿄(東京)라 불렸던 혼마치(本町,현재의 충무로 일대)입구 옛 경성부청(京城府廳)터에 일부를 포함시켜 미츠코시 백화점이 문을 열게 된다.
1930년 10월 24일 ‘경성일보’에 실린 기사 ‘경성 미츠코시 신관 준공 내일 아침 9시 개점’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1904년 개점 당일 동아일보에 백화점 오픈을 알리는 3층으로 건축된 르네상스풍의 건축양식을 사용하여 겉모습은 화려하기 그지 없었지만 1층에는 일본 주거형태의 대표적인 방바닥을 만드는 바닥 재료인 타다미가 깔려 있어 고객들은 신발을 벗고 출입을 했다고 하여 조선사람들은 ‘只見(타다미) 백화점’이라 부르며 외면했다고 한다.
기사가 실렸는데 이른바 양복부 외에 도서부, 악기부, 귀금속부를 갖추었다고 전하며 미츠코시의 한자음 그대로를 차용하여 ‘삼월 오복점’이라고 불린 이 백화점의 주요 고객은 혼마치의 일본인들 이었지만 차차 다음에서 이야기할 북촌의 부자들이 몰려오기 시작 했다고 한다. 그렇게 미츠코시 백화점은 한동안 고객이 끊이지 않는 장소가 되었다.
하여 백화점의 시발 원 역사를 말하자면 미츠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을 꼽을 수 있으며 1904년 우리나라에 오픈한 최초의 백화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백화점 100년 역사를 돌아본 안형준씨는 현대백화점에서 20여년간 일하며 틈틈이 일본과 한국의 백화점 역사 자료를 모아 이번 글을 썼다. 안형준씨의 글쓰기는 아직 진행중이며 연재가 끝날 즈음에 백화점의 현재와 미래가 더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