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럭셔리 오트 쿠튀르 브랜드 ‘메종 발렌티노’가 2026 크루즈 캠페인 ‘녹턴’을 공개했다.
이번 캠페인은 친밀함과 익명성이 공존하는 호텔을 배경으로 최근 메종의 새로운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된 배우 다코타 존슨을 비롯해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호텔이라는 공간은 친밀함과 익명성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현대적 조건에 대한 은유로 기능하며 각 객실은 고유한 존재들이 머무는 작은 우주로서 하나의 의식을 공유한다.
캠페인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 놓인 시간을 표현하며 2026 크루즈 컬렉션의 다양한 룩과 액세서리가 함께 등장한다.
이번 캠페인은 메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보내는 서신 형식으로 마무리한다.
밤이 오기 직전, 의식이 서서히 항복을 준비하는 순간이 있다. 잠과 깨어 있음의 경계가 흐려지는 그 사이의 시간, 모든 것이 부드러워지고 말은 무게를 잃고 가벼워지며 빛은 더 이상 판단하지 않는다. 그 유예된 문턱 위에서 모든 것은 느린 이완에 몸을 맡긴다.
이탈리아 럭셔리 오트 쿠튀르 브랜드 ‘메종 발렌티노’의 ‘녹턴’ 광고 캠페인은 바로 그 문턱에 머물기로 한다. 캠페인은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진다. 호텔은 친밀함과 익명성이 공존하고 덧없음이 일종의 영속성으로 변모하는 대표적인 경계의 장소이다. 각 객실은 고유한 존재들이 머무는 작은 우주이며 서로 거의 닿지 않는 삶들이 하나의 의식을 공유한다. 이 의식은 잠에 몸을 맡기고 하루의 긴장을 풀고 바깥 세상으로부터 임시적인 쉼터와 같은 조용한 고요를 받아들이는 제스처다. 이 반복되는 행위에서 고립된 몸짓들이 동시성 속에서 집단적 친밀감이 은근히 표면을 드러낸다. 가장 사적인 것이 잠시 동안 공유된 경험으로 변모하는 순간이다.
호텔이라는 공간은 현대적인 조건을 상징하는 은유로 변모한다. 접촉 없는 근접성의 장소, 같은 시간 안에서 평행한 고독들이 숨 쉬고 얇은 벽 너머로 생각이 교차하는 곳. 모든 세포가 꿈의 서곡을 간직한 인간의 벌집, 혹은 심리학자 프로이트가 말했듯 꿈이 우리를 대신해 사고하기 시작하는 바로 그 문턱이다.
이 보이지 않는 거리에 의해 분리된 삶을 잇는 의식 속에서, 음악가 쇼팽의 ‘녹턴 E플랫’은 밤의 잠재된 시간을 목소리로 불어넣는 음향적 질감으로 작용한다. 목적 없는 기다림이 스며든 시간, 불협화음 같지만 강렬히 살아 있는 존재들 사이의 연약한 유대를 새롭게 하는 공유된 기다림. 그것은 잠시나마 함께 잠드는 세계의 음악적 숨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