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럭셔리 오트 쿠튀르 브랜드 메종 발렌티노가 2025 가을겨울 ‘르 메타 떼아트 데 안티미떼’ 캠페인을 공개했다.
이번 캠페인 메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지난 파리 패션위크에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친밀함’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향한 런웨이를 선보였으며 정체성과 옷에 관한 관습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탐구하며 공공 화장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룩을 제시한다.
또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번 캠페인에 대해 편지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전했다.
패션은 외형적인 언어이지만 옷은 우리가 삶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로 결정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최신의 것을 소비하기 보다는 본질에 대해 머물며 깊이 고민하는 방법을 선택한 미켈레의 철학적인 접근이 돋보이는 요즘 패션은 점점 더 비대해지고, 가속화된 세계의 표현이 되어가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움의 약속을 추구한다: 새로운 형태, 새로운 흔적, 새로운 이야기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다른 제스처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
달리는 것이 아니라 머무는 것.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이미 펼쳐지고 있는 주제를 깊이 다루는 것. 나는 가장 최신의 것을 소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미지와 질문들이 쌓이고 자라나도록 수직적인 발굴 속에 머물기로 했다.
이러한 이유로 2025 가을/겨울 ‘르 메타 떼아트 데 안티미떼’ 패션쇼의 주제를 다시 불러와야했다. 이는 정체성과 옷에 관한 관습 사이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기 위함이다. 여기에서 다시 공공 화장실이 등장한다: 사적이면서도 관계적인 차원이 뒤섞이는 반대적인 공간,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에 도전하고, 품위가 은밀한 쾌락과 충돌하며 노출이 은폐와 밀어를 나누는 장소이다. 이 경계적인 공간은 캠페인에서 새로운 몸, 시선, 그리고 새로운 만남으로 풍부해지며, 무한한 가능성의 무대가 된다.
이것은 마치 쇼가 끝난 뒤의 삶을 상상하는 것과 같다. 그 기묘하면서도 합창적인 공간이 얼마나 많은 다른 존재들을 포용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말하지 못한 욕망들이 그 곳에서 형태를 갖출 수 있을까? 그리고 그 통로에는 어떤 다른 친밀함들이 반영될 것인가?
우리는 알고 있다. 패션은 언제나 외형의 언어였고 몸을 무대에 오르게 하며 시선에 노출시키는 장치였다. 우리의 가장 내밀한 차원에서도 우리는 이런 전시적 본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철학가 한나 아렌트는 이를 명확히 했다. 존재와 나타남은 일치하며 그것이 우리가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방식의 틀이다. 따라서 옷은 우리에게 제2의 피부로서의 지위를 증명하며 우리가 삶의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내기로 결정하는 수단이 된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패션이 남긴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일지도 모른다. 깊이가 표면의 얽힘으로 드러나고, 친밀함이 정치적이고 시적인 힘을 드러내는 것. 정적인 본질이 아니라 끝없는 움직임이자. 사적인 은신처가 아니라 공유된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