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아버님은 생선살이 싫다고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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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아버님은 생선살이 싫다고 하셨어

하늘나는펭귄 0 2021.07.08

이수~ 많이 먹어~” 

저녁 반찬으로 조기구이가 올라왔습니다.

짭쪼름한 생선구이가 입맛을 돋구어 줍니다.

 

마눌님이 따님과 한 마리씩 먹으라며 조기구이 두 마리를 밥상 위에 올려줬습니다.

지느러미를 발라내고 두툼한 생선 살을 떼어 따님 밥위에 올려놨습니다.

따님은 워낙에 짠맛을 좋아해 생선살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다시 조기살을 큼직큼직하게 발라내 따님 앞에 놓아줬습니다.

게눈 감추 듯 조기살이 사라집니다.

남은 건 조기 뱃살과 머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조기 뽈살을 발라먹고 비릿한 뱃살을 먹다보니 고향 집 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 적 어머님이 북어찜이나 고등어 조림을 해주시면

아버님은 생선 머리를 먼저 발라먹었습니다.

그러다 가시가 목에 걸려 어머님께 잔소리도 자주 들으셨었습니다.

어머님이 생선 몸통부터 먹으라고 잔소리하셔도 아버님은 생선 머리가 맛있다고 했습니다.

 

이수야. 아빠 어릴 적 할아버지가 왜 생선 머리가 맛있다고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 그러신건데....”

네가 잘 먹는 모습 보니 너 부터 먹이려고 생선 몸통에 손이 잘 안가게 된다.”

노래랑 똑같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그렇지.. 많이 먹고 건강하게 커라!”

 

내리사랑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세상 누구보다 힘이 셌고, 세상 누구보다 자식을 사랑했던 아버지는

어느 새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연세가 되었습니다.

따님과 조기구이를 먹으며 고향집 부모님 생각에 괜히 눈시울이 불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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