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 에세이) 어려운 일은 전략적으로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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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 에세이) 어려운 일은 전략적으로 추진하라

 

당시 대리점 수금 방식은 매출 월 마감 1개월 후에 2개월짜리 어음으로 상품대금을 받는 것이었다. 이 방식은 원자재를 투입하여 제품을 생산해서 매장에서 판매하고 나서 3개월이 지나야 현금화하는 구조였다. 다시 말해서 원자재를 투입하고 나서 약 9개월이 지나야 모든 물대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였다. 재고가 된 제품은 다시 일 년이 지나야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수출은 선적 후 바로 현금을 받는데, 내수는 약 10개월이 필요하다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제품을 판매하고서 월 마감 2개월 어음을 1개월 어음을 바꾸었다. 그러고 나서 대리점의 협조를 구하고 다시 판매 마감 후 매월 현금 수금으로, 또 한 달에 2회 수금에서 주별 수금으로 점차 바꿔나갔다. 물론 당시 제품이 잘 판매되어 대리점에서도 선뜻 동의해 주었다. 그런데 주 2회 수금까지 하니 대리점에서 불평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사실 판매대금 중 70%는 회삿돈이고 30%만 대리점 돈인데 그동안 대리점에서 100% 자기 돈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며 어떻게 하면 일일 수금을 할 수 있을까? 직원들과 고민하던 중 어느 날 한 직원이 나에게 와 아이디어를 주었다.

 

지금까지는 판매대금을 모두 대리점 통장에 넣었다가 회사로 입금해주는 식이었다. 회사 통장을 만들어 각 대리점에 주어 상품 판매 후 70%는 회사 통장에, 30%는 대리점 통장에 입금하고 70%는 당연히 코오롱 본사에서만 출금할 수 있게 하면 일일 수금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3년에 걸쳐 일일 수금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하여 회사 자금 사정도 좋아져 생산 협력업체의 지급조건도 상당히 좋아졌다. 이러한 모습이 진정 상생의 경영이 아닌가 생각된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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