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구조가 변하기는 하나 보다. 공고할 것만 같았던 거대 공룡, 백화점을 대신해 네이버와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이 새로운 공룡으로 부상하고 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특히 갈수록 이커머스 기업의 외형이 성장하며 오프라인 기업을 멀찌감치 앞서고 있어 미래 유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앞이 캄캄해지곤 한다.
특히 쿠팡의 성장을 보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당위성과 함께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갖게 한다.
우선 매출을 보면 쿠팡은 지난해 184억637만 달러, 한화로 약 22조2257억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전년 대비 54% 신장하며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데 매출과 함께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 지난해에만 15억4259만 달러, 약 1조862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에 비해 손실이 3.3배 가량 늘었다.
쿠팡이 외형을 확장하는 이유는 치킨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로 볼 수 있다. 이커머스 1위 자리를 노린 후 카테고리 확장을 통한 1등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네이버가 그랬고, 카카오가 그랬던 것처럼 쿠팡도 플랫폼 기업으로의 절차를 밟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선발 기업들과 달리 쿠팡은 속도를 내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 확장전략을 펴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투자사들이 꾸준히 자금을 대주고 있어 적자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최근 주가 하락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최근 며칠 동안 미 주가가 17%나 하락했다고 하니 투자자들도 걱정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어쨌든 쿠팡의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허와 실은 잘 모르겠고 최근 패션시장에서 나타나는 흐름을 보면 쿠팡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이유는 우선 패션시장에서 최근 탈 플랫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거대 플랫폼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며 자사몰에 힘을 싣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금이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이 같은 흐름이 몇 년 더 지속된다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풀필먼트를 통한 선점 효과를 강점으로 가진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응해 총알배송이나 하루 배송 시스템을 갖추려는 개별 기업이 늘고 있고, 또 풀필먼트를 위한 합종연횡까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탈 플랫폼화에 힘을 싣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조심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 조짐이라는 걸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저 트렌드를 연구하는 지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결국 이커머스 시장은 플랫폼 VS 탈플랫폼, 이런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