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골프웨어 시장이 핫하다. 왜 골프웨어 시장이 핫한지에 대한 말들도 많다. 요즘 골프웨어는 어쩌다 뚝하고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해서 이 코너를 빌어 우리나라 골프웨어 시장을 정리해볼까 한다. 옛날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골프웨어의 출발점을 찾는 게 될 수도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골프웨어 시장이 핫하지 않았던 적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1980년대 초반 국내 골프웨어 시장이 열린 후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다만 거의 10년 주기로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IMF나 유럽발 경제위기, 미국 프라임모지기 사태 등에도 반응하며 주춤했다.
더듬어 보면 1980년대 국내 골프웨어 시장은 수출 중심의 국내 봉제공장이 내수로 돌아서며 생겨난 시장으로 볼 수 있다. 당시 국내 봉제 수출은 신발과 니트, 스웨터 중심이었는데 특히 니트 수출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으며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일부는 여성 니트 브랜드로, 일부는 골프웨어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당시 런칭했던 브랜드에는 ‘까르뜨니트’, ‘에스깔리에’, ‘까뜨리네트’ 등 여성복과 ‘아놀드파마’, ‘슈페리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골프웨어 시장은 1990년 초반까지 꾸준히 상승하는데 이 때 ‘블랙앤화이트’, ‘먼싱웨어’ 등 일본 골프웨어가 가세하며 성장을 이끈다. 이렇게 시장이 성장하면서 40개가 넘는 골프웨어가 시장에 가세했다. 물론 IMF로 이중 절반 가량이 전개를 중단했고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이런 때 시장의 부활을 이끈 것은 박세리였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으로 골퍼들이 늘어난 것은 물론 박세리 키즈들이 생겨나며 미래 골프웨어 시장의 성장을 예고했다.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다면 IMF 이후 골프웨어는 기존 니트웨어의 범주를 넘어서 운동으로써의 골프에 집중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액티브 골프와 함께 영 골프웨어가 등장하며 시장이 세분화됐다. 사실 이전까지 골프는 운동보다는 접대용 골프가 많았다. 법인카드로 골프장에서 접대하는 게 일반적이었던 것.
이런 꼰대들과 달리 당시 30대, 뉴서티(이들은 이제 50대가 됐다)들은 운동으로써 골프를 받아들였다. 따라서 운동할 때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기존 아저씨 브랜드와는 다른 색깔을 가진 브랜드를 찾았다.
그리고 이 때 등장한 또 하나의 골프웨어 군이 바로 퀄리티프라이스 골프웨어다. 가두점 중심의 중저가 골프웨어가 생겨났다. 이들은 이 때 전국에 등장하기 시작한 아울렛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통망을 확대하며 볼륨을 키웠다. 지금까지도 이 시장은 건재하다.
다만 당시 등장했던 ‘나이키골프’, ‘아디다스골프’ 등 액티브 골프는 아쉽게도 국내에서 자리잡지 못했다. 액티브 골프에 대한 수요가 있고 글로벌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골프웨어 시장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의 디테일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만을 고집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머지는 다음 연재에서.. 잠깐 지난 번 연재에서 물었던 메타버스 이용자가 10대와 40대에 몰린 이유는 10대들이 부모들의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부모의 명의로 스마트폰을 개설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