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은 1954년도에 시작하여 한국의 산업발전을 도모하고, 특히 섬유 산업에 이바지한 바로 따지면 대한민국 제일의 기업으로 자부할 수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면 의류는 쉽게 절단되고 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다이 어린이들의 양말이나 옷은 실로 꿰맨 자욱이 많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나일론 섬유는 질기고, 빨래가 쉽고, 가볍다는 등 많은 장점이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최고의 소재였다. 모든 의류의 대명사가 ‘나일론’이었다. 코오롱에 입사한 후, 그 ‘나일론’이 코오롱에서 생산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외에도 원사원료, 원사 생산, 원단 생산, 의류 생산 판매 및 한국 패션 산업을 이끌어 왔다. 이렇게 원료에서 패션 완성제품까지 일관되게 생산하고 판매했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과정을 소비자에게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2001년 신임 대표이사를 하면서 꿈꾸고 있었다. 이것은 훌륭한 마케팅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2010년부터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장소는 통의동 사옥으로 생각하였다. 5층 건물에 코오롱 역사박물관을 만들어 일반 소비자와 중고생과 대학생 등 섬유와 패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이 관람하게 하는 것이다. 통의동은 바로 옆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은 곳이다.
이러한 계획을 나 혼자 생각하며 우선 코오롱스포츠 전시관을 만들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그룹에 이야기하여 코오롱 역사박물관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2010년도에 실제로 코오롱스포츠 역사가 될 수 있는 제품을 수집하게 하였다. 30~40년 전의 캠핑용품과 의류를 매장에서 교환하게 하는 조건으로 수집하게 하였다.
물론 당시 직원들에게는 코오롱스포츠 역사를 만들어 보자가 하는 이야기만 하였다. 일부 제품으로 강남역 직영점에서 전시회도 했다. 이러한 운동을 그룹 전체에 확산하기 전에 우선 나 자신이 먼저 준비해서 보여주려 한 것이다.
그러나 2011년 은퇴를 하게 되어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국가나 기업이나 어떠한 조직이든 그 구성원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알아야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코오롱그룹의 영원한 기록이자 마케팅이 될 기회를 놓치게 되어 무척이나 아쉽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년 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제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