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장 조사를 해보니 한국 시장은 유럽풍의 팀버랜드 상품 구성이 미국 상품 구성보다 적당하다고 이야기했다. 팀버랜드 회장은 아직 아시아에 라이선스를 한 적이 없었다. 초창기에는 일부 수입 상품과 한국 라이선스 상품으로 매장 구성 사업을 하자고 제의가 들어왔다. 나는 초기 3년은 그렇게 하고, 그 후에는 100% 라이선스 상품을 하기로 요구하고 필요한 상품은 일부 수입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온 아시아 책임 담당자는 수입을 많이 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였다. 나는 팀버랜드 회장한테 수입 금액을 강요하면 비즈니스를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는 한국 시장에 팀버랜드라는 브랜드를 비즈니스 하고 싶지 팀버랜드의 단순 아이템만을 팔고 싶지 않다. 그러니 한국 시장에 팀버랜드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좋은 브랜드로 인식을 정착시킬 때까지 약 3년간은 수입 금액을 강요하지 말라고 하고 헤어졌다.
그 후 그들은 여러 회사를 만나고 출국할 예정이라 하였다. 그런데 출국하는 공항에서 팀버랜드 회장한테 전화가 왔다. “한국에서 코오롱과 라이선스로 하겠다”라는 전달이었다. 그리고 자세한 것은 싱가포르 임원과 이야기하라는 내용이었다. 구두 계약은 완료하고 서류 작성만 남은 상태로 나는 회사를 사직하였다.
퇴직할 때 회장과 나와의 대화 내용을 알려주며, 정식 계약을 하면 싱가포르에서 수입 금액을 강하게 요구할 수 있으니 수입 금액을 초창기에 최소화해야 한다고 인수인계를 하였다. 그리고 복직하고 상하이에서 근무하게 되어 자세히 알 수가 없었다.
이후에 알게 되었는데 싱가포르에서 수입 금액을 강하게 요구하고, 코오롱에서도 매출 확대 정책을 펼쳐 필요 이상으로 수입을 하여 판매 부진과 많은 경비 부담으로 브랜드 철수를 하였다고 한다. 그 후 한국에 아웃도어 바람이 불어 왔다. 팀버랜드라는 세계적으로 좋은 브랜드와 협업을 시작하여 끝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년 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제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