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은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합니다.
아빠도 반려견을 키우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마눌님의 강력한 반대에 반려동물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려면 조금 더 넓은 집을 먼저 장만해야 합니다.
따님을 위해(사실은 아빠를 위해) 1년 전에 작은 어항을 장만했습니다.
구피와 플래티 몇 마리를 키우다가 어항에서 태어난 플래티 2마리만 남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마리 모두 암컷이라 수족관에서 수컷 한 마리를 사왔는데 며칠이 지나고 보니 그놈도 암컷이었습니다.
따님과 다시 수컷 물고기를 사러 수족관을 향했습니다.
아빠 “그 수족관 아주머니는 분명히 수컷을 달라고 했는데 암컷을 줘서 2번 발걸음을 하게 할까?”
따님 “맞어, 왜 암컷을 줬지?”
아빠 “수컷은 화려하고 암컷은 밍밍한데....”
갑자기 안색이 바뀌는 따님
따님 “아빠 뭐야, 여자는 뭐 안 멋있다는 거야?”
아빠 “여자가 아니라 물고기 얘기잖아. 대부분의 물고기는 수컷 지느러미가 암컷보다 화려하잖아!”
따님 “여자도 멋있는 게 있어. 여자도 남자보다 더 화려할 수 있다고”
아빠 “사람들은 여성들이 더 예쁘고 화려하지. 아빠는 동물을 얘기하는 거잖아. 사자도 수컷은 갈기가 화려하고, 공작새도 그렇고,....”
따님 “난 암컷들도 멋있다고 생각해....”
아빠 “그렇지 암컷이 멋있는 동물들도 많지...”
따님 “그러니까 아빠가 수컷이 암컷보다 멋있다고 한 말 사과해...”
아빠 “그래 미안해.. 그런데 아빠는 팩트를 얘기한거야...”
물고기의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얘기를 하다가 따님과 젠더 논쟁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따님의 자존감은 높이 사지만 물고기 암컷수컷과 젠더를 연결시키다니...
과한 논리 비약에 어찌할 바를 몰라 적잖이 당황했었습니다.
딸을 키우는 아빠로 우리 사회가 성차별 없는 사회가 빨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남여 역할의 차이가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