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프라인 편집스토어의 대장주를 자임하는 원더플레이스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다. 유력 경제지 기사에 따르면 이러 저러한 평가 요인에 따라 시장의 기대 거래 원더플레이스 기업가치 평가 수준을 1,400억원~1,800억원으로 전망하였다. 그 수준의 타당성에 대한 시비는 논외로 하고, 다만 그 논리의 근간이 연간 거래금액(GMV, Gross Merchandise Value)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해 본다.
2020년 코로나 등의 여파로 상당한 매출의 감소와 적자라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무신사에 대한 모 캐피탈의 투자 시 준용되었던 바로 그 기업 가치평가 방식의 차용이다. 아무튼 우리가 흔히 들었던 PER니 자산이나 이익 등이 아닌 거래금액, 매출규모 뭐 그런 식의 것을 우선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시점 등록상장 패션기업의 경우 시가총액과 매출 규모에 따른 상관성은 상당히 먼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GMV방식과 내용 속성이 동일한 PSR방식(PSR, Price Selling Ratio 주가매출액배수) 기준 2021년 4월 기준 상장등록 패션기업의 평균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은 약 1.4 배 정도이다.
하지만 그 평균을 이루는 개별 편차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커서 단순 논리로 그 평균치를 준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다. F&F는 시가총액이 2020년 매출액의 약 3.0배, 더네이처홀딩스는 약 1.4배, 한세엠케이는 약 0.3배.
이렇듯 아무리 보아도 우리 패션기업들에게 소위 외형 규모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은 어울려 보이진 않는다. 우리 패션산업 부문의 경우는 화장품산업 부문과는 확연히 다르게 상장등록 기업의 비율이 현저히 낮다.
상장등록 기업이야 어찌되었건 주기에 따른 시가총액으로 기업가치 평가가 가능하지만 패션기업 구성 대부분을 이루는 비상장등록 기업의 경우는 소위 그 기업가치 평가는 당사자도 모르는 이리송 천지다. 그래서인지 패션기업 관련 M&A 논의 과정에서 소위 패션 전문인의 역할이 실제로 수행되고 개입되는 경우는 솔직히 전무하다. 그저 이러 저러한 역할을 수행했다는 자칭 타칭 패션기업 M&A 관련 패션 전문가 무용담만 수 없이 많을 뿐이다.
우리 기업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 물음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패션기업의 오너는 거의 전무할 것으로 생각된다. 팔겠다는 입장이나 사겠다는 입장이나 당사자의 평가 기준이 없다는 말이다. 원하는 수준은 있으되, 타당한 수준은 모르겠다는 게 우리 패션업계의 현실이다.
다만 제대로 정립된 이론은 아니지만 개인적 경험과 결과론에 따르면 일반 패션기업의 평가 가치는 3개년 누적평균 이익의 ‘(전년이익X3 + 2년전이익X2 + 3년전이익) / 6’, 이것의 10배 수준에 가장 근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Number Talks을 이야기하며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건 언제나 숫자라고 강조하는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의 칼럼 아닌 칼럼입니다. 숫자를 다루다보면 언제나 조금의 아쉬움이 남기 마련. 그래서 칼럼의 제품도 ‘유감일지’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