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
눈이 녹으면
봄이 찾아 온다.
너무 빨리 오셨네
아직, 맞을 준비가 안됐는데
분홍빛 띠며
노랑빛 띠며
초록빛 띠며
숨어 있던
나비들도 나와
춤추고
멀리 떠났던
새들도 돌아와
노래한다.
따님이 일기 길게 쓰기 싫어서 쓴 시입니다.
엄마에게 어디서 베낀 거 아니냐며 한 소리 듣고 따님은 눈물을 글썽이며 직접 썼다고 항변을 했죠.
누구나 가끔 감성이 폭발할 때가 있듯이 따님도 가끔 시를 쓰는데 아빠도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다음 시는 지난해 가을 시골 다녀오는 차 안에서 쓴 시입니다.
한 밤중 차안에서 시를 쓰고 읽어 주는데 처음엔 어두운 '밤'으로 알아 듣고 시를 이해 못해서 따님을 서운하게 했었습니다.
먹는 '밤'에 관한 시인데 어두운 '밤'으로 이해했으니... 따님에게 한 참을 사과했더랬습니다.
< 밤 >
가을이 되자
아기밤이 엄마품속에서 나왔어요.
이제 엄마 곁을 떠나
세상 구경 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