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새로운 연재가 또 시작됩니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유통맨들의 생각을 살짝 엿보는 코너입니다.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시각이 다르죠. 소비자의 입장이 아니라 판매자의 입장에서, 또 제조자의 입장이 아니라 바이어의 입장에서 상품을 바라보죠. 그래서 업계에서는 그들을 ‘갑’이라고도 부르곤 했습니다. 물론 예전하고 많이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지요. 최근 유통의 흐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달라진 세상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닉네임 신입사원(절대 신입사원은 아닙니다)이 생각하는 백화점과 그를 둘러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
신입사원의 백화점 사람들 1
우리나라 리테일 시장에서 백화점이라는 업태는 태생 이래 현재까지도 국내 유통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수효 또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최근 10여년 간은 신장폭도 상당부분 줄어들고, 간혹 연중 역신장을 하거나 월별로 역신장을 보일 때도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백화점은 유사 이래 지속적인 출점, 인수, 합병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지난 40여년 동안 롯데, 현대. 신세계, 이른바 유통 빅3가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있었으며 향후의 향배도 일부 지역밀착형 중소 백화점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영향력 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백화점들은 어떻게 돈을 벌고, 리빌딩 하고, 다점포화를 하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국내 소비 트렌드 및 형태가 그러한 분위기를 도왔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유통의 다양성을 추구하여 고객의 다양한 Needs에 부응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줄 때, 우리나라의 고객과 제조업체, 리테일러 모두가 백화점에 올인했다. 그만큼 백화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것이다. 이런 구조를 만든 이유는 백화점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를 돌아보면 알 수 있다.
우선 백화점의 수익구조를 보면 백화점은 수수료를 받아 운영하며 그 수수료는 형태에 따라 월별 고정식, 면적별 고정식, 매출별 고정식으로 나눌 수 있다. 매출별 고정식은 ‘특정매입’이라는 형태로 판매된 금액에서 일정부분(10~30%)의 수수료를 떼는 방식이다.(이러한 형태가 90% 수준이며, 평균 수수료율은 25%다. 물론 점포별로 복종별로 큰 편차를 보인다) 25%의 마진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솔직히 높다고만 이야기할 수 없다. 백화점의 경우 초기 투자비(토지구매, 건축 등)에 비하여 운영되는 기간이 상당히 긴 것이 사실이다. 결국 선 투자의 보전 방식이 25%이라고 보면 된다.
협력 업체들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점포(매장) 임대와 관련된 일체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쉽게 말해 관리비, 운영비 등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수도 광열비, 용역비 등) 일반적으로 월 평균 5천만원의 매출이 나오는 매장의 경우 평균 수수료율 25%를 준다면 1천2백5십만원을 백화점에 떼어주는 셈이다.
두 번째는 평균 마진이다. 백화점은 강남이건, 강북이건 비슷한 마진을 받아 평균 마진을 정하고 있다. 같은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가 강남 가로수길에 매장을 낸다고 하면 매출과는 관계없이 월세를 평당 5백에서 3천씩은 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만만치 않다. 물론 강북의 가게는 당연히 그보다는 현저히 적은 월세를 내고 있다. 백화점이 그렇게 평균 마진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big3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이른바 뜨는 거리에 점포를 내고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한다. 그런데 강남에서 팔 건, 강북에서 팔 건 백화점에 내는 수수료는 같다. 최근에는 마진을 올리는 일도 거의 없다. 백화점 스스로가 이익을 높이기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구조조정, 전산화를 단행하여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같은 제품을 같은 금액에 구매한다, 그곳이 강북이건, 강남이건 대리점이건 전혀 관계가 없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값이면 강남에서, 더 좋은 환경에서 구매를 하고 대우를 받고 싶어 한다.
구태여 우리 소비자가 자기들끼리 정해놓은 월세를 걱정하고, 이익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진은 신입사원이 여기저가 다니면서 모은 세계 백화점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