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누님은 내가 부사관 학교에서 훈련받을 때도 부모님과 함께 면회를 왔다. 휴가를 나오니 작은 누님은 초등학교 동창과 신촌에서 살림을 차려 살고 있었다. 아들도 하나 있었다.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한 눈치였다. 매형은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내가 제대하고 나서 작은 누님은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나는 또 누님댁에서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그 후로 내가 결혼하여 따로 살림을 시작할 때까지 누님과 계속 함께 생활했다. 한두 번 정도 나는 독립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어머니와 의논하였다. 어머님은 “좀 불편해도 네가 참고 결혼 때까지 함께 살아라. 그래야 누나와 매형도 보람이 있고 너도 나중에 후회가 없을 거다”라는 어머님 말씀에 그대로 눌러앉아 지냈다.
누님 가족과 함께 사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 누님 덕택에 불편 없이 정말 편하게 잘 지냈다. 1981년 4월에 내가 결혼하며 누님과의 31년간의 생활을 정리할 수 있었다. 부모님처렴 보살펴준 누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으나 누님과 매형에게 표현하지 못했다. 작은 누님에게 고맙고, 잘 살겠으니 이제는 걱정 그만하시라는 말 한마디 변변히 못 전했다. 그 후 각자의 삶을 살면서도 작은 누님은 내게 멘토 역할을 했다.
작은 누님은 내게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내 처도 작은 누님과는 여러모로 잘 통했다. 작은 누님은 2017년도에 작은 매형이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혼자 생활하신다. 지금도 큰 매형과 작은 누님과 우리 부부 그리고 동생 부부가 두 달에 한 번 점심을 같이하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며 지낸다. 우리 형제들은 큰 매형과 작은 누님이 늘 건강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