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 아까 왜 할머니가 주신 용돈, 몰래 식탁 위에 올려놨어?”
오랜만에 시골 할머니 댁을 방문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저녁식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려는데 따님이 용돈을 가지고 할머니와 실랑이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잠시 뒤 용돈을 받아들고, 돌아서는 할머니 몰래 식탁위에 용돈을 꺼내 놓더니 화장실로 쏙 들어갔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왜 용돈을 꺼내 놓았냐고 따님에게 물었습니다.
“할머니가 용돈 주셨는데 자꾸 또 주시잖아.”
“그랬구나. 그런데 용돈 많이 받으면 좋지않아?”
“저녁 먹고 오는 차안에서 2만원이나 받았었어. 그런데 할머니가 집에서 또 주시는 거야. 용돈 주셨다고 말씀드렸는데도, 또 주셔서...”
“아 그렇구나... 우리 딸 착하네~”
할머니는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셨습니다.
매일 저녁 약을 드셔야 할 정도로 기억력이 나빠졌습니다.
나이를 거스를 수 없고, 그런 할머니를 보는 아빠 맘도 편치 않습니다.
따님도 할머니가 아프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주말에 아빠 옆에 붙어 있을 때 같은 내용으로 몇 번씩 통화하는 걸 본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가 총기가 좋으셨을 때는
“아까 준 것는 네 아빠에게 저녁을 얻어 먹은 값이고, 이건 네가 예뻐서 주는 거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요즘 할머니는 그런 말씀을 하지 않습니다.
돈 욕심 부리지 않고 할머니를 생각하는 따님 마음이 기특합니다.
“할머니 아까 용돈 주셨어요..”
“내가 줬었나? 그냥 또 받어~”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돈 많아요~”
할머님과 헤어질 시간이 오면 따님은 같은 말로 할머니와 대화를 합니다.
따님의 말대로 따님은 부자(?) 입니다.
그 동안 모아놓은 용돈이 10만원이 넘습니다.
12월 용돈을 받은 날에 아빠가 약속했던 용돈 5천원과 시험 100점 맞은 2과목 보너스 2천원을 더해 5천원을 주었습니다.
“이번 달에는 안 받을래...”
“왜?”
“나 용돈 10만원이나 남아 있어...”
“헉!!!!!~”
용돈을 꺼내던 지갑을 도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받은 용돈을 자기 맘대로 사용할 수도 있을 텐데, 먹고 싶은 길거리 군것질을 봐도 참고, 몇 천원하는 뽑기 장남감 기계 앞에서 구경만 하고 꾹 참으며 차곡차곡 용돈을 모아 놓은 따님이 기특하긴 합니다.
따님의 용돈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안전하게 재테크 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상의해 봐야 겠습니다. ^^
따님.. 지금처럼 할머니한테 효도하면서, 커서 부자 되세요~~ !!!!
(사진은 천재교육 공식 블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