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 시장이 생겨나고 이랜드의 2001아울렛이 시장에 안착하던 시기에 여기저기 엄청난 숫자의 아울렛타운이 생겨났다.
당시 아울렛은 두 가지 형태로 나눠졌는데, 하나는 스트리트형 타운 아울렛이고 다른 하나는 몰 형태의 아울렛이다. 당시만해도 타운형 아울렛이 엄청나게 늘었고 지금도 숫자면에서는 타운형 아울렛이 더 많다.
이 때 타운형 아울렛이 늘어난 이유는 몰 형태는 숍인숍 형태여서 개별 브랜드의 간판 노출이 어렵지만 타운형은 각 브랜드의 간판이 노출될 수 있어 브랜드들이 선호했기 때문이다. 교외 옥외 광고처럼 아울렛 타운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셈이다.
지난 번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아울렛이 생겨날 때 쯤에는 아울렛에 입점할 브랜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입점 브랜드의 그레이드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말이 떠돌 정도로 복종별 상위권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때문에 상위권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한 아울렛 개발자들의 로비도 일반적인 상상을 넘어서곤 했다. 지난 번 백화점과 브랜드가 악어와 악어새였다면 아울렛과 브랜드는 갑과 을이 바뀐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였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한 영업 비용을 별도로 책정할 정도로 브랜드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런 아울렛 전성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기존 유통업체가 아울렛 사업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뀌어 버렸다. 대형 유통 기업의 파워는 막강했다. 신세계는 첼시와 손잡고 프리미엄아울렛을 열었고 롯데는 교외형 프리미엄아울렛을, 현대는 도심의 시티아울렛을 잇따라 선보이며 주도권을 잡았고, 이에 따라 소규모 아울렛타운은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었다.
아울렛의 형태도 타운형에서 몰 형태로 전환됐다. 대형유통업체의 아울렛의 형태마저 바꾸어놓은 셈이다. 이들이 손을 대면서 갑과 을의 관계는 아울렛에서도 변함없이 유지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