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출장이다. 지금까지 출장은 동남아를 벗어난 적이 없다. 마지막 출장의 기억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유럽, 그것도 노르웨이 출장이라니 날아갈 것 같다. 출장 목적은 패션쇼 참관이다.
패션쇼를 진행하는 브랜드 직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무대에 올릴 의상을 준비하고 기타 소품으로 가져갈 물건이 가득하다.
난 브랜드에 소속되지 않아 간편한 차림이다. 드디어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을 하기 위해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노르웨이행 비행기 편을 타는 곳으로 갔다.
일행 중 한명(해외 여행을 많이 다닌)이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이라고 한다.
비행기 도착을 기다린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는 우리가 탈 비행기가 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어? 옆 활주로에서 노르웨이행 비행기가 출발한다.
줄을 잘못섰네...
달렸다. 정말 엄청난 속도로 달렸다.
비행기가 대기 순번 승개들을 태우기 위해 활주로에 잠시 멈췄다.
숨이 턱이 차오를 때까지 달렸다. 다른 승객들을 제치고, 승무원에게 표를 보여줬다.
승무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대기 승객들만 태울 수 있다고 냉정하게 말한다.
비행기가 다시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쉑~~에엑.. 쉑~~ 경쾌한 소리를 내며 창공으로 날아 오른다..
아.. 내 노르웨이 출장길이 막혔다.
좌절....
눈이 떠졌다. 어 침대다.
옆에선 딸아이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쉐~에~엑.. 쉐~에~엑!
잘 잔다.
그렇지. 건설계열에 다니는 내가 왜 패션쇼 참관 출장인가?
왜 공항 출국장이 시외버스 터미널 모양이었던가?
왜 출장길 일행은 그룹사 직원들인가?
하나하나 따져보면 현실성이 떨어지는데..
꿈이라서 행복하다
꿈이었지만 해외 출장길에 설레었다.
딸아이의 코 고는 소리가 준 한밤중의 행복이었다.
고맙다 딸...
(사진은 노르웨이관광청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