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온라인 플랫폼은 언제나 진화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생각을 앞설 때도 있고 때로는 우리의 생각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형성된지 벌써 20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청년이 된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성 세대와 신세대가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1세대, 2세대 이커머스에서 3~4세대 이커머스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해서 이커머스 전문가에게 이 시장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는 새로운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공인인증서 발급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내용은 전 정부와 현 정부에서 공인인증서의 폐해를 지적하며 폐지를 지시했지만 오히려 발급건수가 늘었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 기사는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주민등록번호에 기반 한 공인인증서를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온라인 플랫폼은 국가의 경계가 없다. 따라서 플랫폼은 온라인이 가능한 어떤 곳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국내 플랫폼들이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쉽게 듣지 못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공격을 무방비 상태로 받고 있음에도 좋은 콘텐츠 생산능력을 가진 우리는 해외에서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우리 이커머스는 공인인증서로 인해 어느 국가보다 뛰어난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국제무대로의 진출이 어렵다. 문화의 차이나 다른 트렌드의 차이가 아니라 공인인증서라는 장벽 때문에 대한민국 이커머스는 글로벌 시장의 관점에서 보며 마치 폐쇄몰과도 같다. 그로 인한 손실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클 것이다.
공인인증서의 목적은 보안상의 문제도 있지만 금융기관이 사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국외 금융기관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기관이 보상하는 반면 국내는 인증서 관리 소홀의 문제로 개인이 보상을 하게 되어 있기에 공인인증서의 완전한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상식적으로 신용카드 한 장을 가지면 어느 나라든 구매가 원활해야 함에도 국내에서 적용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국내 인플루언서들이 한국과 관련된 콘텐츠를 공급해도 관광 산업 외에도 한국의 상품과 콘텐츠를 팔수 있는 길이 막혀있는 셈이다. 우리는 공인인증서라는 높은 벽을 가지고 있기에 스스로 우물 안에 갇혀있는 꼴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핀테크의 발달도 결국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간편 결제에 익숙한 외국인들에게 사실상 공인인증서는 넘을 수 없는 허들이다. 간혹 누군가는 말한다. 우리는 익숙하지 않냐며 사실 우리가 불편하다 느끼지 않는 이유는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한 번만 발급받아도 이후 전자상거래에 큰 불편이 없기 때문이라고...
자원이 없는 우리에게 콘텐츠와 문화가 가장 큰 자산이다. 이것을 무역업으로만 판매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국가의 고객들이 우리 웹사이트에 접속해 구매할 날은 2020년이 되어도 아마 이뤄지지 않을 것만 같다.
이커머스 전문가로 활약하게 될 나유업은 젊은 시절 크고 작은 쇼핑몰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자신만의 플랫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골든몽키, 브만사 등으로 사업을 펼치다 얼마 전부터 서울벤쳐스의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유업은 이커머스에서 온라인 마케팅과 관련해 탁월한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