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안코치가 반가운 목소리로 들어왔다. 두 번째 만나는 코칭 시간이다.
“지난 한 주 어떻게 지내셨어요?”
“매주 그렇죠 뭐... 이번 주엔 실적이 목표 미달이라 스트레스가 많네요.... 많이 힘든 한주를 보냈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안 좋은 실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네요... 그래도 한 주 지내시면서 좋았던 순간을 한 번 기억 해보시고 그걸 좀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음...좋았던 순간이라... 지난 주는 매출이 영 별로여서 별로 즐겁지 않았던 것 같네요. 구지 찾아보자면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기들을 만났는데, 그냥 술 한 잔 하면서 시끌벅쩍 시간을 보냈는데 예전 추억들이 떠올라서 즐거웠던 것 같네요”
“동문들과 함께하신 시간이 즐거우셨군요. 그렇죠 별다른 주제 없이도 그 때 그 순간을 기억하면 추억 만으로도 즐겁죠”
“저는 지난주에 아이들과 물놀이를 갔었어요. 처음에는 하루종일 고생하겠구나 싶어서 좀 맘이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가서 아이들이 신나하는 모습 보며 또 함께 즐거워하는 아내와 제 모습이 보여서 참 좋았어요”
“아 코치님은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시는군요... 저도 아이들이 어렸을 땐 그렇게 보냈고 제법 추억도 있는데, 요즘엔 일이 바빠서 얼굴 보기도 힘드네요”
“아. 가족들과 더 잘 지내고 싶은 맘이 크시군요!!”
“네...뭐 그렇죠”
“코칭 진행하는 동안 그 부분도 같이 다뤄보시죠.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음.... 사실 코칭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저희 대표님께서 제가 데리고 일하는 친구들이 그만두는 그런 일이 있는 것 때문이었거든요. 그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네요”
“아 그렇죠. 혹 팀원들이 떠나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음... 참 약골들이라고 생각해요. 목표를 위해 달려가다 보면 남다른 에너지를 쓸 수밖에 없는데 그걸 못 견디고 나가떨어지니 답답할 따름이죠. 세상에 공짜가 없잖아요. 만만한 목표도 없고 말이죠. 그렇게 약해서야 어디 가서 성공할까요? 그렇지 못할걸요”
김 이사는 그 뒤로도 떠나간 이들에 대한 분노와 그들의 약함에 대해 한참을 성토했다.
“이사님” 안코치가 한참을 경청한 뒤 말을 꺼냈다.
“중간에 떠나간 사람들이 목표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견뎌내지 못해서 너무나 유약한 사람들이시라고 생각하시는 군요.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화가 나시고. 혹 이사님께 목표를 달성하시는 것. 일을 해내는 것은 어떤 의미세요?”
“아.. .의미라...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의 의미... 그건 말이죠. 제 생존의 문제와 같은 거죠. 목표를 이뤄내면 살아있다는 느낌, 쾌감이 들죠. 목표를 못 이뤄내면 왠지 기분이 너무 안좋고 힘들어요. 마치 존재감이 없어졌다고 할까.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목표는 이뤄내야만 되는게 아닌가요?”
김이사와의 대화 중에 알게 된 것은 그에게 목표달성이란 것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목표 달성이란 의미를 넘어서 존재 깊이 각인된 뭔가가 있었다. 목표 달성이라는 의미에 대한 대화 중에 그가 가족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두 형제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공부 잘하는 탁월한 형이 있었고, 그의 아버지는 형처럼 공부를 잘해야만 칭찬하고 인정해주는 그런 아버지였다. 그런 환경에서 그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으려고 치열하게 무언가를 이뤄내고 형을 이기고 아버지의 인정을 받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다고 한다. 형이 공부를 통해 인정받는 동안 그는 활동적이고 열정 넘치는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성공을 보여주며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형이 못하는 사회적인 성공을 즐기고 있었다.
그에게 성공이란 아주 본능적으로 오랜 습관이 되어 버린, 목표를 달성하고 그에 따라 인정받는 쾌감이었다. 한편으로 목표의 미달성은 인생의 실패, 가까운 가족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어서 겪는 말할 수 없는 괴로움과 불쾌감이었다.
비즈니스 리더들 역시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만의 결핍을 에너지로 엄청난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승진하고 많은 책임을 맡을수록 그 결핍의 에너지가 함께하는 사람들에겐 이해할 수 없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김이사의 트라우마는 목표를 이뤄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그만의 프레임이었다. 적정한 수준을 넘어서는 이러한 동기는 리더를 소진하게 하고, 함께하는 팀원들을 목표달성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게 만들어서 이직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코칭은 이러한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해결함으로써 더 나은 성과, 그리고 리더십을 회복하고 새로운 단계의 리더십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전문적인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