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내 유통이 멈춰버렸다. 고객이 오지 않는 백화점은 그냥 커다란 건물일 뿐이고 건물 안에 배치된 것들은 상품이 아니라 건물을 꾸며주는 인테리어용 오브제일 뿐이다.
그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그림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은 할 일을 잃어버렸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할 일 없이 직장을 다니는 게 엄청난 호사 같기도 하지만 할 일없이 정해진 시간을 버티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을 버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일거리를 찾는 것이다. 거창하게 말하면 일거리이지만 시간을 때우는 소일거리일 뿐이다. 요즘 소일거리는 검색이다. 시간이 많으니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결하는 검색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이처럼 일반적인 소일거리를 넘어선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모자란 공부 및 연구에 열중하고 어떤 사람은 그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하지 못한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사람이 있어 소개한다. 소개하려는 사람은 판매사원이다. 이 사람은 평소에도 눈에 띄는 노력으로 매출은 물론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도 뛰어난 편이다.
그런데 이 사람도 코로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건물에 매일 출퇴근을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처음 며칠은 다른 사람들처럼 소일거리를 찾더니 최근에는 더욱 분주하게 움직이고 바빠졌다.
무엇을 하나 확인하니 그 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오랜 고객들과 통화도 하고 문자도 보내고 소통에 나선 것이다. 또 그 동안 확보해 두었던 사은품과 일부 신상품까지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옛날 ‘프로는 아름답다’라는 카피와 등장한 이영애의 TV CF가 떠올랐다. 뭐 이영애의 그 모습은 아닐지라도 소일거리만을 찾는 소인배와 다른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