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카톡♪..”
휴대폰이 쉴새 없이 울립니다.
읽지 않은 메세지가 순식간에 50통이 넘습니다.
따님 친구들의 카톡방입니다.
휴대폰이 없는 따님은 아빠의 카톡으로 친구들과 카톡방을 만들어 놨습니다.
봄방학이 길어지면서 따님의 친구들은 카톡방에서 수다를 떨어댑니다.
“오늘 아빠랑 ‘작은 아씨들’이란 영화를 보러 간다”
“나는 점심에 삼겹살을 먹는다!!”
“나 학원인데 몰래 폰하고 있다!ㅋㅋㅋ”
“학원 끝나고 로블(온라인 게임) 할 사람??”
“나 누구네 담임 선생님이 누구인지 알았다!”
아이들의 수다는 끊이지 않습니다
연신 새롭게 뜨는 카톡창이 신경쓰여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아이들 대화방을 클릭해 버렸습니다.
당황해서 다시 나왔는데.. 메세지는 읽음 표시로 돼 버린 뒤였습니다.
어쨌든 카톡창 숫자가 사라지니 마음은 편해졌습니다.
다시 업무에 몰두하려고,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모니터 한쪽 구석에서 새롭게 뜨는 카톡 메세지... “카톡 ♪~”
“읽씹하는 사람 누구임?”
헉... 이거 어떻게 하지...
아이들 대화방 인원은 총 4명.. 지금까지 대화에 참여 안한 사람은 따님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아이들이 따님을 오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안해요. 00 아빠입니다. 따님은 핸드폰이 없어서.. 카톡을 못 봐요. 퇴근하고 집에 가면 보여 줄게요~~”
휴~~... 다행히도 따님과 같이 한 두번은 만나본 사이라 친구들의 오해 없이 잘 풀렸습니다.
저녁 퇴근하고 집에 가면 아빠의 휴대폰은 따님의 것입니다.
카톡하고, 통화하고, 게임하고,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가지고 놉니다.
“너 휴대폰 사달라는 말을 왜 안해?”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큰 불편은 없어!”
“아. 그래.. 그런데 아빠가 불편해!!”
따님에게 ‘휴대폰 이용 계획표’를 숙제로 내줘야 겠습니다.
스스로 만든 약속을 지키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휴대폰 이용못하게 하는 벌을 주려고 합니다.
아이가 슬기롭게 휴대폰을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