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틱톡 시간 좀 쬐금만 늘려 주면 안 돼요...?”
“흠.. 책 한 권에 한 시간 늘려 줄게”
“나 아침에 읽고 나왔는데....”
“그럼 한 시간 만 늘려 줄께..”
“한 권 다 읽은 건 아니야....."
순순히 한 시간을 넣어 준다는 아빠의 말에 따님이 책 한권을 다 읽은 건 아니라며 양심선언을 합니다.
처음으로 본인의 휴대폰을 갖게 된 따님이 월요일 아침 카톡으로 사용 시간을 늘려달라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휴대폰 사용에 스트레스 받지 않게 주말 동안 넉넉하게 시간을 설정해 뒀더니 주말 내내 휴대폰만 가지고 노는 따님의 모습이 얄미워 시간을 2시간을 확 줄여 놓았었습니다.
“책 읽은 만큼 휴대폰을 봐도 돼~”
휴대폰을 건네주며 말했지만 따님은 교과서와 참고서 이외에는 책을 읽을 생각이 없습니다.
휴대폰 시간으로 따님과 거래를 하는 게 조금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책을 읽히고 싶습니다.
“아빠 책 한 권에 한 시간이면 독후감은 권 당 20분??”
“오케이 콜..”
“알았어.. 그럼 나 책 한 권 읽고, 독후감 2개 쓸거야.~”
“ㅎㅎㅎ 그래 일단 2시간 추가해 줄게...”
훈훈하게 따님과 휴대폰 시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초등학생 5학년 따님은 휴대폰이 생기고 단짝 친구와 매일 몇 시간씩 수다를 떱니다.
소셜미디어에서 아바타를 가지고 놀면서 동시에 대화를 나누는 식입니다.
부모 세대의 어린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요즘입니다.
요즘 아이들을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로 부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세대라는 뜻입니다.
부모세대가 만화를 좋아했지만, 만화책이 없다고 힘들어하지는 않았습니다.
만화책을 보기 위해 온갖 꾀를 내고는 했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서 휴대폰을 없애버리면, 친구 사귀기도 어렵고, 또래 문화에 융화되기도 힘들어 한다고 합니다.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따님의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아빠의 스마트폰 기능을 가르쳐 준 사람도 없는데 아빠보다 많이 알고 있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합니다.
모바일 스마트기기와 함께 자란 요즘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10년 20년 후의 세상은....
아마 부모가 지내온 10년 20년의 세월과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긴 호흡을 가지고 한권의 책을 읽을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마트폰의 활발한 호흡도 좋지만, 활자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찬찬히 읽으며 그 속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