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엄청 커, 그리고 우주는 계속 자라고 있대!”
“그럼 우리처럼 인간들이 사는 별들도 있어?”
“우리가 속한 태양계에는 없어. 그런데 우주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을까?”
올해 해야 할 목표 중 하나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완독입니다.
책이 워낙 크고 무거워서 집에서만 간간히 읽고 있습니다.
책 두께와는 달리 사진도 많고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왜 지식인들이 무인도에 갇혔을 때 꼭 가져가야 할 책으로 이 책을 꼽는지 읽다 보니 알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무인도에 가져가야 할 책 한권을 고르라면 이 책을 가져가겠습니다.
아빠가 ‘코스모스’를 펴고 한두 페이지 읽을 라 치면 따님이 말을 걸어옵니다.
“아빠, 그런데 다른 생명이 사는 곳엔 왜 안가?”
“인간이 태양계 끝까지 가는 데만 20년이 넘게 걸렸데... 그래서 네가 그 우주선에 타고 갔다가 집에 오면, 네 나이 쉰살(50살)이 넘어... 그래서 지금 인간은 다른 별에 못 가는 거야”
“그럼 다른 별에 사는 사람들도 못 오는 거야?”
“그건 모르지, 왔다 갔을 수도 있고, 굳이 지구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따님은 외계인의 존재를 이해하면서도 인간이 사는 지구에 관심이 없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입니다.
“왜 지구에 관심이 없어? 지구에 오면 총 맞을까봐 무섭나?”
“정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종종 지구에 나타난다는 UFO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 외계인들은 지구보다 엄청나게 과학기술이 발달했을 거야. 우리 무기들은 그 친구들한테는 장난감 수준일지 몰라. 아까 말했듯이 우리가 태양계 끝까지 가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는데, 그 외계인들이 지구까지 올 정도면 기술이 엄청 나겠지....”
“아..!!!. 그런데 개들은 왜 지구를 정복 안해?”
“아빠 생각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어. 정복할 가치가 없거나, 정복을 못하거나?”
“지구보다 엄청난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서 왜 정복을 못해?”
“바이러스.. 외계인들은 지구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무서울 수도 있어.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19도 있고... 네가 자주 걸렸던 독감도 있고, 지구에는 엄청나게 많은 바이러스가 있어. 그 바이러스가 무서워서 외계인들은 지구 착륙하지 않을 수도 있어..”
“아.....!!??”
따님은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짓더니 제 할일을 하러 갑니다.
요즘 따님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처음 몇 주만 해도 따님은 개학이 늦춰진다는 소식에 좋아 했습니다.
집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혼나는 일이 많아지자 따님은 개학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 코로나가 여름까지 살아있으면, 어떻해? 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잖아?”
“응,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코로나는 비말전염이래. 침이나 콧물 같은 거로 옮긴다는 뜻이지...”
“아... 마스크... ”
코스모스 책 때문인지, 코로나19 때문인지 따님의 상상력은 조금 더 풍부해 졌습니다.
따님의 우주와 별 등에 관한 질문은 아빠의 개똥철학의 깊이도 더 키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