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직원들이 회사 생활에서 아끼고 절약을 하라는 의도에서 하는 말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흔한 100원으로 설명하곤 했다.
내 주머니에 있는 100원은 잃어버려도 개인의 돈이기에 나 한 사람만 손해 보는 것으로 끝나지만, 회삿돈 100원은 직원 1000명의 공동의 돈이기에 회삿돈 100원을 잃어버리거나 가치 없이 써버리면 직원 1000명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니 회삿돈 100원이라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또 하나, 협력업체나 가두 대리점과의 대화에서도 100원의 가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코오롱의 100원과 생산 협력업체나 점주의 100원의 가치는 큰 차이가 있다. 직원들이 이런 가치를 알면 소위 말하는 대기업 ‘갑질’이라는 행동을 자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공동 자산을 가지고 영업하는 직원들에게 돈 절약, 물자 절약을 하라고 피상적으로 교육하기 보다는 ‘100원의 가치’에 관해 설명하면 쉽게 이해하고 협력업체와의 대화에서도 상호 이해와 소통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년 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제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