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이별을 준비하는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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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쓰는 편지) 이별을 준비하는 딸

하늘나는펭귄 0 2020.10.29

아빠 어제 잘 잤어?”

잘 못 잤어..”

? 침대에서 안 자서?”

아니, 아빠 술 마시면 새벽에 자꾸 잠이 깨서...”

아무래도 내 방에 침대를 놔야 할 것 같어

 

술 마시고 이수 옆에서 잠을 자다가 코골이가 심해 침대에서 쫓겨났습니다.

이수는 다음 날 아빠가 걱정됐는지, ‘미안하다말하며 가만히 아빠를 안아줬습니다.

침대에서 못잔 아빠를 걱정해주는 이수의 마음 씀씀이가 이쁘면서도,

이제 이수의 잠자리 독립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서운했습니다.

 

이제 12살도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이수가 아직도 아빠 옆에서 잠을 자는 게 고맙기도 합니다.

 

한 집안에서 방하나 옮길 생각만으로도 서운한 감정이 드는데 이수가 시집을 간다는 말할 때 감정을 어떨지 현재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빨리 크기를 바라지만 아빠 곁에 더 오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서로 오락가락 합니다.

 

다가오지 않은 일을 고민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겠지요.

 

아빠 껌딱지로 남아있는 지금 마음껏 놀아주고, 마음껏 안아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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