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 에세이) 첩첩산중인 국외 사업 환경에서 생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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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 에세이) 첩첩산중인 국외 사업 환경에서 생존하기

 

한국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 현지 시장에 대해 너무 준비하지 않고 진출하려 했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소비재 시장(중간재 제외)에는 그 나라의 생활 습성과 일반 국민에 대한 이해가 제일 중요하다. 우선 중국 시장을 경험한 나로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지 책임자를 믿고, 현지 책임자의 의견을 듣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다수 회사는 현지 책임자보다는 서울 본사의 경영진의 의견을 따른다. 서울 사람이 서울의 소비자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서울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면 국외 현지 소비자들에게 맞겠는가? 계속해서 성공과 실패 요인 파악할 수 없으니 몇 년을 사업해도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다.

 

사람을 아무리 바꾸어 다시 시작해도 핵심을 모르면 성공하기 어려운 법이다. 현지 파견인력은 현지에서 사전에 3~5년 정도 적응 훈련을 하고 최소 10년을 지내봐야 시장 성향을 알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은 서울 책임자와 국외 사업의 책임자가 서로 달라서 성공 확률이 거의 없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중국에서 자리를 잡은 일부 기업은 오너가 직접 현지에서 사업을 하며 서울과 중국 사업의 시스템을 중국에 맞게 설계하여 실행한 몇몇의 중소기업만 있었다.

 

당시 이러한 이야기가 유행했다. 중국을 잘 아는 사람은 중국을 3일 다녀온 사람이고, 중국 체류 1년 이내인 사람이다. 중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알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만큼 나라가 크고 많은 민족으로 이루어진 나라라서 약 5년이 지나면 중국, 잘 모르겠네10년이 지나면 중국, 정말 모르겠네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나라든 10년은 살아야 현지에 조금씩 적응해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제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에 대한 장점은 거의 없을 것이고 정말로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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