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 에세이) 쉼표와 마침표를 찍을 때를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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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 에세이) 쉼표와 마침표를 찍을 때를 알아라

 

건강에 대한 염려와 스트레스는 더욱 건강을 악화시켰다. 마음속에 갈등이 생겼다. 건강이 나빠진 걸 말해야 할까 아니면 조용히 지낼까? 외부에 말하면 그 순간 샐러리맨으로서의 생명은 끝날 각오를 해야 했다. 오랜 망설임이 있었다. 집사람과 몇 번을 상의하고서 집사람의 강력한 요구로 회사에 알리기로 했다.

 

우선 회장 비서실에 말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하여 신체검사를 받았다. 34일 검사 후 과로와 스트레스라는 결론이 나왔다. 당시 의사는 나에게 쉬라는 말뿐이었다.

 

대표이사가 휴직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비서실과 협의를 거쳐 일단 3개월 휴가를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임원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쉬었다. 그러나 쉬는 동안 내내 마음이 변치 않았다. 29일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았고 스트레스에 대한 강박감만 커졌다. 집사람은 퇴사를 강력히 권했다.

 

당신 건강이 우선이니까 다른 거은 그 다음에 생각해요

 

나는 솔직히 망설이고 있었다. 하지만 집사람의 응원에 용기를 내고 회사를 퇴직하기로 작정했다. 다시 회사에 가서 회장님과 면담하고 상황을 말씀드렸다. 회장님 설득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나중에는 허락하셨다. 대표이사가 갑자기 퇴직한다니 황당하였을 것이고 나 또한 그룹 전체에 죄를 짓는 마음이었따.

 

회장님은 건강이 최우선이지요하시며 퇴직을 허락하고, 사무실로 와서 임원들을 불러 건강상 퇴직을 한다고 발표하였다. 회사 직원들도 당황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200310월에 회사를 퇴직하게 되었다.

 

그룹 대표이사가 사직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또한 퇴직을 허락해준 회사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당시에 퇴직하고서 건강을 돌본 덕에 지금까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절에는 대기업 임원이 쓰러지는 일이 자주 있었고, 가로사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는 시절이었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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