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와 미용실에 다녀왔습니다.
매일 다니던 곳이 아닌 동네 저렴한 미용실에 갔죠.
머리를 짧고 단정하게 다듬고 나름 만족해 하는 아빠를 이수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봤습니다.
미용실 문을 나서자 이수가 말을 합니다.
“아빠, 머리를 왜 그렇게 잘랐어?”
“왜? 너무 짧게 잘랐나?”
“아니. 이상해. 이태원클라스의 그 사람 닮았어....”
“누구? 박새로이?”
“그래 박새로이...”
“그럼 멋진 거네~~^^"(아빠 표정은 매우 만족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죠...)”
“에이.. 머리가 그렇다는 거지... 아빠는 박새로이 얼굴이 아니잖아!”
“헐.....ㅜ,ㅜ”
나이 먹은 사람이 머리를 짧게 잘랐다고 박새로이가 될 수는 없겠죠.
그래도 아빠 껌딱지 딸래미 입에서 나온 팩트 폭격에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수... 아빠 얼굴이 못생겼냐?”
“못생겼다고는 안 했잖아.. 단지 박새로이는 아니라는 거지...”
“그래. 고맙다... 아빠랑 같이 다녀줘서...”
대화는 뭐 그럭저럭 훈훈하게 마무리 됐지만, 이수는 아빠의 새로운 머리스타일이 별로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만 해도 이수에게 아빠는 늘 제일 잘생긴 남자였습니다.
그 콩깎지가 이제 벗겨지고 있네요.
그 만큼 아이는 성장할 한 것이고, 아빠는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거겠죠.
이수는 점점 남자 보는 눈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음 번에 조금이나마 이수 맘에 들 만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미용실을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