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띠링~ .... 아침 8시 30분 알람이 울립니다.
이수의 기상 시간입니다.
이수는 고양이 세수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켭니다.
9시부터 온라인 수업을 듣습니다.
이수의 수업이 시작되면 엄마는 따님에게 식사를 배달하고, 이수 뒤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합니다.
이수는 뒤에서 느껴지는 엄마의 서늘한 시선에 부담을 느끼며 모니터에 집중합니다.
엄마가 이수 방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불과 2주 전입니다.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요령이 생긴 이수가 수업시간에 유튜브를 보다 엄마의 불시검문에 딱 걸렸기 때문이죠.
“수업시간에 딴 짓 하면 되겠냐? 온라인 수업도 수업이다. 수업을 듣는 척하며 딴 짓을 하는 것은 엄마를 속인 것이고, 네 스스로도 속인 것이다. 속임수 쓰려면 차라리 공부를 하지 않는 게 낫다“ 등 이수는 엄마에게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이 났습니다.
그 날 이후로 이수는 엄마의 감시 속에 온라인 수업을 듣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학습지 문제를 풉니다.
그리고 3시....
야호!. 자유시간이다! 따님의 환호성이 들립니다.
“아빠 롱보드 타러 가자~”
“지금? 아빠는 시간이 안 되는데.. 아빠 6시까지 근무시간이야.”
재택근무를 하는 아빠와 놀이터를 가고 싶지만 아빠의 거절에 따님은 금세 풀이 죽습니다.
“미안한데 엄마랑 같이 가면 안 될까?”
“엄마, 갈 수 있어?”
“그래 아빠 근무중이니까. 나랑 가자..”
이수의 얼굴에 금세 웃음꽃이 핍니다.
“재미 있었어? 실력은 좀 늘었고?”
“나 이제 카빙도 잘 돼.. ㅎㅎㅎㅎ”
한 시간 동안 롱보드를 타고 들어온 이수는 롱보드를 아빠에게 건네주고 샤워를 하러 들어갑니다.
“아빠 이것 좀 닦아줘?” 이수가 아빠에게 롱보드를 건네줍니다.
이수는 보드를 타고 들어오면 바퀴부터 몸체까지 먼지를 깨끗이 닦아 냅니다.
연습용이라 너무 아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이수는 롱보드 닦는 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6시 근무가 끝나고 롱보드를 닦았습니다.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주지 못한 죄(?)로 기꺼이 닦아 줬습니다.
아빠의 재택근무, 따님의 랜선 수업.... 새로운 집안 풍경이었지만,,,
내년에는 이런 모습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스크 없이 야외활동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날이 그립습니다.
아빠도 롱보드 하나 장만해서 한강공원에서 이수와 함께 롱보드를 탈 수 있는 날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