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는 잠자는 절차가 있습니다.
잠자기 전 양치를 하고, 침대에 눕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이불을 아빠에게 내밀며 펼쳐 달라고 합니다.
아빠는 이불 한쪽 끝을 잡고 공중에 붕~ 띄워,, 사뿐히 이수의 몸을 감싸게 합니다.
이수는 이불이 공중에서 쫙 펼쳐져서 사뿐히 몸에 내려앉는 느낌이 너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빠가 읽어주는 책을 읽습니다(아니 듣습니다.)
2~3장 읽다가 잠이 올 때쯤 이수는 물을 한잔 먹고 화장실에 다녀옵니다.
“아빠 그 페이지까지만 읽어~”
“그래.. 그런데 한 페이지만 더 읽으면 안 될까? 다음 내용 궁금한데?’
“그럼 조금만 더 읽고 그만 읽어~”
아빠는 일부러 책을 읽다가 중간에 주인공이 무엇을 하려는 찰나 책 읽기를 멈춥니다.
“뭐야.. 막장 드라마야? 갑자기 끝나게?”
“투비 컨티뉴드…. 다음 회에 계속됩니다… ㅎㅎㅎㅎ 자자”
책 내용이 정말 궁금할 때 이수는 다음날 아침 혼자서 나머지를 읽기도 합니다.
책을 덮고 나서 조명을 끄면 아빠 손을 끌어다 자기 배위에 올려놓습니다.
정확히는 배와 갈비뼈가 만나는 자리입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아빠 손을 놓습니다.
그리고 잠에 빠져 듭니다…
언제부터인가 이수는 이 절차대로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아빠가 저녁 약속이 있어 늦게 들어오는 날을 빼면.. 아빠 옆에 누워 이 절차는 꼭 지킵니다.
이수와 한 침대를 쓸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수가 더 이상 아빠 옆에서 잠자기를 거부하는 날 많이 서운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겠지요.. 더 이상 잠자리 방해를 받지 않아도 되고,
이수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일 테니까요..
아직은 이수가 곁에 있는 즐거움이 더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