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 에세이) 건강에 적신호를 느끼면 과감하게 내려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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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 에세이) 건강에 적신호를 느끼면 과감하게 내려놓아라

 

20021230일 아침에 임원 회의를 하면서 언제나처럼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았다. 그 자리에서 담배를 껐다. 30년간 피워 온 담배를 이렇게 끊고 나서 한 번도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머리가 핑 돌았다는 것은 그만큼 건강이 약해진 것이다. 그 전에는 없던 현상이었다.

 

그 후 가끔 머리가 무겁다거나 피곤함을 자주 느겼다. 2001년에 대표이사가 되고 나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잇었다. 그룹의 주력회사 대표이사 중에서 연차가 가장 적고 전무 직책으로 대표이사를 감당하려니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데다가 상사 법통을 이어받은 회사로 자금 부실에 대한 부담, 신규 회사 시스템, 부족한 임원을 대신하여 본부장 역할, 대표이사 역할 및 신규 사업 진출 등등 많은 과로와 피로가 누적되었으리라.

 

가장 큰 스트레스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었다. 첫째는 내가 입사할 때의 코오롱의 위상에 비교하여 25년이 지난 코오롱의 위상은 많이 뒤떨어진다는 데에 대한 미안함이었고, 둘째는 직원들에게 적절한 대우를 해주지 못하는 데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사실 IMF 이후 입사하 직원들은 열심히 뛰었고 FnC도 많은 이익을 내고 있었지만, IMF 시절 이전 선배들이 관리하지 못한 부실을 정리하느라 노력한 만큼 대우를 해주지 못한다는 대표이사로서의 미안함이 스트레스 중 하나였다.

 

어느 날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하면서 9시 뉴스를 보는데, 천장이 빙빙 돌았다. 몇 번을 반복하기에 병원 응급실에 갔다.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또 그런 현상이 있으면 다시 오세요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퇴원하였다. 응급실에서 혈압이 170까지 갔고 병원에서 치료하고 나서 다시 회복하였다.

 

그 뒤에도 건강은 좋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견딜 만했다. 그런 사태로 약 2~4개월을 지내게 되지만, 마음 한구석에 간강에 대한 염려가 생기게 되었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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