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저녁을 먹다가 느닷없이 딸에게 던진 아빠의 질문입니다.
아빠의 뜬금없는 질문에 딸은 1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합니다.
“둘 다 싫어!”
“헐~~. 뭐냐...”
“그러게 왜 그런 질문을 하실까?”
어릴 적 따님은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둘 다 좋아”라는 답을 했습니다.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큰아빠랑 놀고 있는 따님에게
“큰 아빠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질문하면...
아빠 얼굴과 큰아빠 얼굴을 번갈아 보다...
“둘 다 좋아”라고 답을 하고 했습니다.
“어떻게 낳아주고 길러준 아빠하고, 잠깐 놀아준 큰아빠가 같을 수 있어?”
아빠의 서운함을 표시했더니, 큰아빠가 자리를 비웠을 때 가만히 다가와 귓속말로 얘기해줍니다.
“아빠가 좋다고 하면 큰아빠가 서운해 하잖아.”
따님의 양자택일의 질문에 항상 둘 다 좋아 였습니다.
음식을 고를 때도 }아무거나 괜찮아“라고 답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녀석이 머리가 좀 컸다고 “엄마 아빠 둘 다 싫어” 라고 답을 하다니....
딸의 장난이란 걸 알지만 왠지 서운했습니다.
잠자리에 누우니 평상 시 처럼 책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나도 싫어. 너 아빠 싫다며?”
“흥... 칫... 그럼 아빠는 할아버지가 좋아? 할머니가 좋아?”
“음... 그런 건 묻는 거 아냐.. 둘 다 좋지”
“아빠도 그러면서, 뭐. 왜 당연한 걸 물어봐요..”
“그래.. 책 읽자...”
따님이 부쩍 큰 것 같은 요즘입니다.
생각도 어른스러워 지는 게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순수했던 동심은 조금 더 오래 간직했으면 하는 아빠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