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나 예쁘고 좋은 쌤 만나면 뭐해?, 우락부락한 엄마가 나한텐 쌤인데..ㅜ,ㅜ”
아침부터 따님에게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평소에는 자고 있을 시간이지만 이제는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더 이상 늦잠을 잘 수 없습니다.
“? 무슨일 있어?”
“나도 하는 방법 안다고 하니까, 기다리라고 혼내고...., 글씨 못 쓴다고 또 혼내고....”
“아.. ㅎㅎㅎ 그런 일이 있었구나 ㅎㅎㅎ”
“나는 억울하다고.. 웃지 말라고...”
“그러게. 엄마는 왜 그렇게 말했대. 딸도 이제 다 컸는데..”
“그러니까 엄마는 나보고 만날 가만히 있으라고, 망치지 말라고 하면서 소리만 쳐~”
“엄마에게는 수민이 밖에 없으니까, 너무 소중하니까, 조심스러워서 그런 거야...”
“조심스럽긴 무슨... 부셔버릴 것처럼 화낼 때도 많은데...”
“수민이도 엄마 입장이 돼봐.. ㅎㅎㅎ 오늘도 화이팅.. ”
새학년 온라인 수업 첫 날, 온라인 강의에 접속하며 엄마와 말다툼을 했나 봅니다.
따님은 엄마와 매일 전쟁입니다.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으로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하면서 엄마와 사사건건 말다툼을 합니다.
뭐 힘과 파워로 아직 엄마에게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해가 갈수록 엄마에게 말대꾸도 많아지고, 가끔 엄마의 잘못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마눌님은 마눌님대로 고충이 있습니다.
하루종일 딸래미 옆에 붙어서 수업 잘 듣는지 감시하고, 삼시세끼 밥 먹이고 하다보면 개인적인 시간은 커녕 집안 청소할 시간 내기도 바쁘다고 합니다.
온라인 수업 접속을 안해서 몸이 달았다는 둥, 딸래미가 얼마나 못됐는지 아냐는 둥..
퇴근하고 집에 오면 마눌님도 가슴에 담아둔 속내를 쏟아 냅니다.
따님이 학교를 못 간지 어느새 2달이 훌쩍 넘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재택수업의 시대를 만들었습니다.
따님도, 마눌님도 처음 겪는 일이라 실수도 있고 오해도 있습니다.
실수는 만회하고, 오해는 풀면서 이 상황을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라 믿습니다.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또한 새로운 것에 모두가 끝내 익숙해 져 새로움을 평범하게 만들지요.
“라떼는 말야, 학교를 못가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수업을 들었었어..”
오늘을 추억하며 따님은 아마도 미래의 자식들에게 얘기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의 오늘은 따님에게도, 마눌님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돼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