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현 에세이) 끊임없이 창의성을 계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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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덕현 에세이) 끊임없이 창의성을 계발하라

 

우리나라 패션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생각해야 할 부분은 직원의 창의성이다. 과거 의류 수출은 외국 바이어가 기획하고 디자인한 것을 생산하여 선적하면 그만이었다. 외국에 출장을 가서 현지에서 판매하는 의류를 사서 분석하여 같은 종류의 원단을 개발했다. 그 후 디자인을 모방해서 국내 시장에 출시하는 단계가 대기업 브랜드의 모습이었다.

 

물론 일부이지만 독자적인 창의성으로 디자인을 해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패션 기업이 직원들의 창의성을 계발하려는 투자는 적고, 직원 개인들도 노력이 부족했다.

 

당시 이를 해겨할 방안을 고민해 보았다. 첫째로는 디자이너와 기획 MD가 국외 출장을 갔을 때 현지 문화를 탐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국외 출장 일정은 너무 빡빡하였다. 과중한 업무에 국외 출장이니 시간이 빡빡한 것은 사실이었다. 비싼 비행기로 국외에 가서 빡빡한 업무만 하고 돌아오면 효과가 작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장을 가는 직원에게 출장기일을 1~2일 늘려 현지 문화를 탐방하도록 하고 출장 보고는 문화탐방 보고만 하도록 하였다.

 

두 번째 상상 버스를 운영하였다. 개인이 업무에 치이다 보면 개인의 창의성을 발견하기란 어렵다. 아이디어란 일상 속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을 보는 것이다. 직원들이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매주 수요일 버스를 타고 서울의 문화 공간을 방문하며 자신이 모르던 자기감정을 재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계획은 처음 서울의 문화유적지와 박물관 등에서 시작하여 휴일에는 전국으로 확대하려 했으나 내가 은퇴한 후에는 없어진 것으로 안다.

 

세 번째 사내에 MBA 코스를 기획했다. 내가 중국에서 근무할 때 만난 대기업의 지점장들은 거의 국외 MBA 코스를 다녀온 것을 알고는 내심 놀란 적이 있다. 내가 몰랐는지, 아니면 코오롱에서 직원 교육에 투자하는 데 관심이 적었는지는 내가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알게 됐다. 코오롱에서는 직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느겼다. 입사 후 사내교육 이외에는 사외교육을 받은 경험이 별로 없었다.

 

직원들의 역량발전이 회사발전의 기본이라 생각하였다. 사내 MBA를 설치하도록 지시하였다. 즉 부장 차장급을 대상으로 주말 강의를 개설하고 희망자를 모집하였다. 강의를 수강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사상 불이익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또 그렇게 시행하려 했다. 그런데 지주회사 인사팀에서 이 사실을 알고 찾아와 그룹 차원에서 확대 시행하겠다 하여 계획ㅇㄹ 지주회사로 인계하여 시행하게 되었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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