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의식을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시간 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사무실을 돌아보았다. 각 층을 구석구석 다니며 부서별 정리 상태를 직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파악하였다. 정말 놀라웠다. 패션 회사가 왜 이렇게 지저분한지, 이러한 곳에서 아름다운 옷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나는 직원들이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은 환경미화, 다른 말로 ‘청소’를 시키면 변화란 무엇인가를 몸으로 직접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청소하고 나서의 모습이 ‘변화’ 그 차체이다.
첫째, 사무실의 자판기를 제거했다. 사무실 쓰레기의 약 30%는 일회용 종이컵이었다. 환경을 외치는 기업에서 환경을 좀먹는 일회용 종이컵을 다량으로 소비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각 층에 있는 자판기를 없애고 필요한 곳에 커피머신을 설치하고 회사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직원은 개인용 머그잔을 사용하도록 장려했다.
둘째, 개인 책상을 정리하게 했다. 수시로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개인용 책상을 보았고, 특히 퇴근 후의 책상과 개인 주위의 청결 상태와 컴퓨터 상태를 확인하여 다음 날 개인 메일로 주의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 바로 그 자리에 다시 확인하는 방법으로 직원들이 청소에 관심을 두고 변화를 느끼게 하였다.
셋째, 매주 화요일 17시에는 전체적으로 청소를 하게 했다. 개인 청소를 통해 스스로 변화를 느끼게 하고,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이 회사 사무실 전체 청소를 하게 하여 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변화는 지속하여 습관화되어야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깨달을 수 있게 하였다.
당시의 사무실 구석구석을 다니며 살펴보고 느낀 것이 나중에 사무실 이전할 때 인테리어를 하는 데 많은 아이디어로 나오게 된다.
백덕현은 1951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코오롱에 입사하여 잭 니클라우스 팀장 코오롱스포츠 사업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생산과 유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1년 당시 상무 직급으로 FnC코오롱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2004년 FnC코오롱 중국법인장을 맡아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2009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로 복귀하여 코오롱그룹의 패션사업 부문을 이끌었다. 제18대 한국의류학회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6년에 제3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