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직장인들은 고민이 한 가지 생겨난다. 요즘은 수시 인사가 일반화되서 예전에 비해 덜하지만 이 맘 때면 인사를 앞두고 치열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곤 한다. 승진이나 해임이 예상되는 상사의 하마평과 연차가 오래된 사람들은 자신의 안위까지 걱정하는 시기가 이맘 때다.
특히 실적을 인사고과의 기본으로 삼는 유통의 경우에는 더욱 심해진다. 일부 직원은 이맘 때면 두통을 달고 살고 또 다른 직원은 현실을 피하기 위해 정말로 아주 열심히 일을 찾아서 하기도 한다.
그래봐야 다 부질없는 일이다. 인사권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인사권을 가진 사람들의 머릿 속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기준으로 인사고과를 반영하고 어떤 마음으로 인사권이라는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는지 모른다.
어쩌면 이런 상사의 마음을 알 수 없으니 때만되면 마음을 조리며 불안한 날을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 만약에 상사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다면 이런 걱정은 없었을 것이고 인사철에도 당당하게 내 할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인사철인데, 옛날 한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요즘은 해고 통보를 카카오톡으로 하는데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한 백화점에서는 책상 서랍에 노란 봉투를 놓았다고 한다. 그 봉투 안에는 해임 명령서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그곳 사람들은 이맘 때면 서랍을 열며 빌었다고 한다. ‘제발 오늘도 무사히’를 염원하며 서랍을 열었다고 하는 노랑봉투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로 힘든 요즘, 노란 봉투가 내게 오는 일은 조금 더 늦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