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재고를 줄이는 방법 1

instagram facebook youtube
뉴스 & 이슈
▶ 모바일 홈 화면에 바로가기 추가하기

(TMI) 재고를 줄이는 방법 1

박정식 기자 0 2019.07.01

 

특집 패션, 산업이 늙어간다

 

지난 번에는 패션산업의 일반적인 생산 관행을 짚어봤다. 계획되지 않은 생산으로 결국 패션사업은 걸레(재고) 장사가 되고 만다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많은 패션업체의 장부(결산자료)를 보면 다른 산업에 비해 자산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산 중 대부분은 상품 재고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재고 자산이 무의미한 숫자에 불과하는 것이다. 1~2년차는 현금화가 가능하지만 3년차 이상의 재고는 현금화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런 오래된 재고들이 장부상에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일부 업체들은 주기적으로 이 재고를 소각하거나 해외로 수출한다. 국내에 풀리면 가격 혼란은 물론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털어내야 장부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재고를 관리하는 곳은 많지 않다. 특히 장부와 실제 재고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패션 브랜드의 M&A에서 자주 드러난다. 패션 브랜드 M&A가 실사 과정에서 깨지는 경우 중 상당수는 이런 문제 때문이다.

 

실제로 수년 전 한 패션 브랜드가 매각을 위해 장부를 공개했는데 재고 자산만 100억원대였다. 10개 미만의 매장의 재고 자산이 100억원이고 인수가액이 10억원 전후였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그런데 실제 재고를 보는 순간 거래는 없던 걸로 돼 버렸다. 수입 브랜드여서 재고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의 상대가 여러 번 손을 거친, 이 빠진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그냥 쓰레기에 가까웠다.

 

지금 당장 패션 브랜드를 실사한다면 아마도 이런 어마무시한 재고가 쏟아져 나올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사실 이런 노력은 패션산업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정착된 이후 언제나 있어왔다. 패션이 오트쿠튀르에서 프레타포르테로 전환된, 그러니까 선 제작, 후 판매 방식이 일반화된 이후 거의 모든 패션업체들은 재고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왔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 홀세일 방식의 유통 시스템으로 재고를 줄여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페이크에 가깝다. 패션업체의 재고를 유통에서 가지고 있을 뿐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수요와 예측의 시스템에서의 재고는 독이 든 성배와도 같다. 과도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도 있다.

 

홀세일 방식이건 위탁 방식이건, 현재까지는 스타일당 생산량을 줄이고 회전율을 높이는 SPA 방식이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SPA 브랜드들이 시즌 오프 세일을 하는 것을 보면 재고는 쌓이는 것이 분명하다.

 

재고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일 수 있다. 가까운 미래를 위한 재고 줄이기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것이다. 미래 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현실화된다면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과거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의 인기 스타일은 물론 물량까지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한 재고가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런 빅데이터를 모집하고, 또 알고리즘의 과정을 거쳐 최적화된 미래 데이터를 도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문제는 이런 프로세스의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된다.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운영주체가 생각하는 미래상이 어떤 모습일까, 그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