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 “패션사업은 걸레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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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패션사업은 걸레 장사다”

박정식 기자 0 2019.06.24

패션, 산업이 늙어간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유통의 몰락에 대해 이야기했다. 온라인으로의 무게 중심이 이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유통의 힘이 빠지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유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적절한 힘의 균형을 찾는 게 달라진 패러다임에 적응하는 자세다.

 

사실 지금까지 패션산업의 패러다임은 유통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브랜드가 있어야 하고 디자인, 생산, 기획, 소재 등 여러 프로세스들이 있고 모두 다 중요한 업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오프라인 유통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생산량을 확정하는 데서 사업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백화점 10개점과 가두점 10개점을 첫 시즌 목표로 잡았다면 그에 맞는 물량 계획이 세워질 것이고, 그에 맞춰 생산 계획이 마련된다. 또 이 과정에서 매장을 구성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정해지게 된다. 백화점은 백화점 대로, 가두점은 가두점 대로 정해진 양의 디스플레이와 재고까지 계산해야 한다.

 

나름 합리적인 방법인 것처럼 비쳐지지만 시대의 흐름과는 맞지 않는 방법이다. 우선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는 옛날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또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모든 상품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디스플레이된 제품 중 70% 이상의 판매율을 기록하는 상품은 10~20%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절반 정도가 50% 수준이며 나머지 30~40%는 판매율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온라인화가 가속화될수록 특정 아이템에 매출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온라인에서는 상품의 구성이 아니라, 실제 판매되는 아이템에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여전히 많은 브랜드들이 불필요한 아이템을 생산하고 있다. 단지 매장을 구성하기 위한 불필요한 아이템 생산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패션업계에는 패션사업은 걸레 장사다라는 말이 횡행했다. 재고 장사를 잘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빗댄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대체적으로 해당 시즌의 정상 판매율이 50%만 넘어도 축하받았고 남은 재고로 다음해에 현금화하는 게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지금도 이 모델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예전 같지 않는 건 분명하다. 첫 시즌 판매율이 50%에 달한다는 건 일부 브랜드의 이야기이고, 다음 해에 재고를 현금화하는 것도 특정 브랜드에 국한된다.

 

미국의 유명한 10달러 숍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에서는 1만원짜리 상품이 넘쳐난다. 이런 세상에서 재고에 매달리는 비즈니스 구조가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재고를 줄이는 방법은 생산을 조절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진은 기사와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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