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에서의 독보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자랑했다.
5월 결산 법인인 ‘나이키’는 최근 공시를 통해 지난 13기(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매출 2조1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매출 1조6749억원에 비해 20% 이상 성장한 것이다.
국내 전개중인 단일 패션 브랜드의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나이키’가 처음이다. 루이비통코리아가 지난해 1조692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지만 ‘나이키’ 보다 한 발 늦은 것은 분명하다.
또 경쟁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노스페이스’가 올해 1조원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나이키’의 절반 이하 수준이고 요즘 한창 잘 나가는 ‘뉴발란스’와 ‘아디다스’도 ‘나이키’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처럼 독보적인 매출 외형을 자랑하는 ‘나이키’에게도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국내에서 외형 매출은 20% 신장했지만 내실에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나이키’의 영업이익은 692억원에 그쳤다. 2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는데 고작 692억원의 수입을 기록한 셈이다. 전년 대비 266억원(-28%)이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12기 5.7%에서 지난 13기에는 3.4%로 2.3%P나 낮아졌다.
매출 원가가 3500억원이나 늘었는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니 어쩌면 헛장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영업외수익이 늘고 영업외비용이 줄어들면서 지난 12기 80억원에서 106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나이키’의 부진에 대해 코로나 이후 공격적으로 물량을 공급했으나 최근 이어진 경기 부진으로 재고가 쌓였고 이를 정리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판촉전을 전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퓨처오더 방식으로 진행되는 ‘나이키’의 영업 특성상 단기간에 재고 리스키가 일어나기 어렵다고 보고, 최근 온라인을 비롯한 직접 유통의 비중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