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기획) 패션, 산업이 늙어간다
이번 시리즈의 목적을 상기하는 차원에서, 이번 특집 기획은 패션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에서 출발했다. 과거와 같은 대량생산 대량구매 방식의 시스템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 패러다임 전환기 패션 브랜드에 요구되는 내용을 정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상당수의 내용이 가까운 미래 도래할 수도 있고, 어쩌면 영원히 실현되지 못할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제목도 TMI로 잡고 실현 가능하고, 또 바꾸어야 할 패션산업의 현장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제인 재고를 줄이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서두에 올린다. 재고를 줄이는 방법의 첫 번째는 생산을 줄이는 게 맞다. 최적의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공급량을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수차례 강조했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초적화된 수요량 예측이 가장 좋고, 두 번째는 아이템 비즈니스로 불필요한 생산을 줄이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필요한 수요만을 생산하는 방식을 더할 수 있다. 현재의 산업 시스템 아래에서는 재고를 줄이는 최적화된 방법은 결국 주문한 양만 생산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산업화하는가인데, 이미 여러 크라우드펀딩 모델이 개발돼 현실 비즈니스에 적용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말 그대로 구름이 물방울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처럼 소수의 자본이나 재화로 커다른 비즈니스를 실현하는 것을 통칭하는 말이다. 원래는 투자업계에서 사용하는 P2P 방식을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산업에서 주문 제작방식을 위한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패션산업에서의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 모델로는 와디즈와 카카오메이커스, 하고 등이 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모델인데 상품 판매자가 이들 사이트에 상품을 올리면 최소 주문량을 통과하면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또 최대 주문량이 있어 해당 상품에 대한 브랜드의 생산량까지 정할 수 있다.
이런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불필요한 생산을 줄일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특정 인기 브랜드에 주문이 몰리고, 상품의 검증 과정이 부족해 일부 브랜드의 경우 반품율이 높고,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돼 허수가 많다는 약점이 있다. 또 상당수의 브랜드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마케팅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어떤 브랜드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지인들을 활용해 주문량을 늘리거나 일부는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허수의 주문을 통해 인기를 증명하는 용도로 펀딩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래의 비즈니스는 정확한 수요 예측(인공지능 활용)을 통한 생산과 주문한 수요에 맞는 생산이 이루어질 가능성 높다. 물론 현재의 시스템(대량생산 시스템)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모델이 이를 대체하는데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역사가 뒤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언제나 산업의 패러다임은 진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