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점 고려해야
한일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 삼아 수출규제(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촉발된 이 같은 갈등이 갈수록 확산하는 조짐이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넘어 광복절을 앞두고 애국 마케팅까지 더해지며 파장이 길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일본의 대표 브랜드로 지목받아온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의 앱 사용자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모바일 앱의 7월 기준 월 사용자 수(MAU)가 전월 대비 29%, 상반기(1~6월) 평균 대비 28% 감소했고 하루 사용자 수(DAU)는 전월 대비 40% 감소, 상반기(1~6월) 평균 대비 40% 감소했다.
또 ‘무인양품’ 모바일 앱의 7월 기준 월 사용자 수(MAU)는 전월 대비 41% 감소, 상반기(1~6월) 평균 대비 22% 감소했고 하루 사용자 수(DAU)는 전월 대비 44% 감소, 상반기(1~6월) 평균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일본 상품 불매로 인해 국내 브랜드의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데 슈즈멀티숍 슈마커는 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9%, 전월 대비15% 가량 상승했다. 특히 안영환 슈마커 대표이사와 일본 ABC마트 사이의 과거 갈등 관계가 공개(미디어패션쇼 ‘안영환 에세이’ 신발해서 우째 살라고 참조)되며 양측의 갈등구조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밖에 ‘유니클로’의 대체 브랜드로 신성통상의 ‘탑텐’과 이랜드의 ‘스파오’가 주목받으며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여름 이너웨어의 대명사 에어리즘의 대체제로 ‘비와이씨’ 등 국내 이너웨어 브랜드의 매출도 상승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하면서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산업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대표적 소비재이며 내수 산업인 패션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사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일본 정부의 태도나 행동에 화가 치밀고 더 강력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본산 제품에 대핸 무분별한 불매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가치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얼마 전 여당 대표의 일식집 사케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판매되는 사케는 일본에 타격을 주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옹졸한 사람으로 매도되기 딱 좋은 주제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패션 브랜드도 무분별한 불매 보다는 합리적 가치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
실제로 국내 판매되는 일본 브랜드들은 매출의 일정 부분을 일본 기업에 라이선스 비용으로 지불한다. 평균 5% 내외이며 많아도 10%를 넘지 않는다. 다른 나라의 국내 전개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라이선스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체로 국내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급여와 물류, 판매, 기타 관련 협력 업체들에게 흘러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매출의 상당수는 한국의 부가가치 창출에 사용되는 것이다. 때문에 일본산 브랜드의 무조건적인 불매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본다. (욕먹을 각오로...)
다만 일본 기업 중 일부는 배당금의 상당수를 일본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국내 부가가치 창출과는 무관하니 이런 일본 브랜드의 불매는 권장할 만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