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8% 성장한 48조4167억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리서치이 ‘한국패션산업빅데이터 트랜드 2024’ 연감을 내놓았는데 지난해 패션시장 규모는 최대 규모로 코로사 사태 직전인 2018년 43조2천억원 보다 5조2천억원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반기의 급격한 소비침체로 전망치보다는 성장 폭이 하락했고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2.3%, 2.7% 수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자료는 트랜드리서치가 지난 1998년부터 26년간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조사에서 구축하는 패션소비 트랜드지수, 패션기업 경영실적지수, 패션유통 동향지수를 기반으로 패션소비시장규모 추정치를 산정해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패션시장 규모는 과거 6개월(상반기 3월~8월, 하반기 9월~익년 2월) 간 우리 국민이 구매한 패션제품의 품목별 구매율, 구매량, 구매가격 등을 직접 면담을 통해 조사된 구매지수에 모집단의 인구수를 적용해 산출한다.
2023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캐주얼복, 신발, 스포츠복 등 야외활동에 필요한 품목들의 소비가 상승했고 40대 중심 어덜트층의 경제활동 재개와 여행 확대로 여성정장과 가방 소비 상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캐주얼복은 조사 시작한 2000년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서 2023년에는 6.0% 신장한 19조 5794억원을 달성했고, 향후 빠른 시기에 단일품목으로 20조원 시장을 바라보게 되었다. 신발과 스포츠복은 각각 3.4%, 3.2% 신장한 7조4029억원, 6조7072억원을 기록해서 패션시장 지배력 2, 3위를 차지했다. 이 3개 시장의 비중은 전체시장의 69.6%로 전년보다 1.3%p 상승했다. 여성정장과 가방도 3.6%, 2.8% 성장한 3조2257억원, 3조5839억원이었다.
한편 8개 세분시장 모두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22년과는 달리 2023년에는 내의와 아동복, 남성정장은 역신장했다. 코로나 시기 집콕으로 TV홈쇼핑을 통해 구매 상승세를 보였던 내의 품목이 일상생활 복귀로 다시 불황을 맞이하였고 아동복 소비는 출산율 감소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성정장도 반짝했던 맞춤 수요가 감소하면서 다시 역신장을 기록했다. 이들 3개 품목의 시장규모는 각각 10.8%, 5.4%, 2.6% 하락한 2조867억원, 1조1281억원, 4조702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도 공시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한 280개 패션기업의 총매출액은 48조8352억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5.1%, 2021년 14.1% 상승 폭보다 매우 낮은 기록이다. 매출이 감소되면서 영업이익도 2년 만에 역신장세(-1.5%)로 전환했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10.6%보다 0.5%p 하락한 10.1%를 기록했다. 코로나 침체기에서 다시 실적이 회복되어 지난 2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패션기업들은 2023년 하반기에 불어닥친 경기침체, 물가상승, 소비심리 악화로 실적이 다시 급감한 것이다.
한편 1조 클럽에는 토종기업 8개사, 외자기업 4개사가 등극했다. 이 중에서 삼성물산 패션사업부문과 나이키코리아가 각각 2조510억원, 2조109억원의 매출을 달성해서 최초로 2조 클럽에 올랐다. 1조 클럽 12개사 총매출액은 전체 패션업계 매출의 39.2%였고 전년보다 0.3%p 소폭 상승했다. 12개사 중에서 성장세가 가장 높았던 기업은 나이키코리아로 20.1%를 기록했다. 다음은 ‘탑텐’과 ‘폴햄’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의 내수그룹으로 15.8% 신장했고 크리스찬디올꾸띄르코리아도 12.4% 신장했다. 반면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그룹과 루이비통코리아, LF 패션그룹은 각각 12.7%, 2.4%, 1.1% 역신장을 기록했다.
2024년에도 한국패션시장은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고 캐주얼복, 스포츠복, 신발, 가방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국내 실물경기 하강세가 지속되고 고금리 기조로 인한 민간소비가 위축되면서 패션소비 성장률은 저점 하향 기조가 2년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 2024년 패션시장규모는 2.3% 신장한 49조 55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캐주얼복 시장은 불황형 소비에 강한 SPA브랜드와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보유한 패션브랜드가 성장을 주도하고 전년도에 이어 야외활동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스트리트 스포츠 캐주얼복과 워크웨어 감성캐주얼복이 히트품목이 되어 전년비 4.7% 신장한 20조 4978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팬데믹 시기 심각한 불황을 겪은 스포츠복 시장은 일상생활 회복과 야외활동 증가로 3년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기대한다. 골프복과 아웃도어복 시장은 보합세지만 애슬레틱 스포츠복 시장이 패션을 선호하는 MZ세대는 물론 가벼운 스포츠를 즐기는 중장년층까지 흡습해서 3.9% 신장한 6조9690억원대를 탈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발시장은 지난 3년 동안 애슬래틱 스포츠복과 연관된 스니커즈 소비가 시장 성장을 주도했지만 구두와 부츠, 정장샌들 수요는 지속 감소했다. 2024년에도 경기침체로 경제활동인구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정장화 품목 소비 하락과 함께 신발시장 전체 성장률은 1.4% 수준의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신발시장규모는 7조 50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팬데믹 이후 지난 2년간 해외 명품브랜드가 가방시장 초고속 성장을 주도했다면 전년도부터는 야외활동과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해서 캐주얼가방과 여행가방이 성장을 주도했고 2024년에도 그 기조는 이어갈 전망이다. 가방시장은 지난해 2.8%보다 0.3%p 상승한 3.1% 성장이 예상되어 시장규모는 3조 693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5년에는 미국 주도로 세계경제가 연착륙해서 고금리, 고물가 리스크는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어 한국패션시장도 2024년 2.3%보다는 소폭 회복된 2.7%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OECD와 한국은행이 전망하는 2025년 세계경제성장률은 3.1%로 직전년도 예상치 3.1%와 동일한 보합세로 전망했다. 반면 한국경제 회복 속도는 지연되어 2024년 예상 성장률 2.5%보다 낮은 2.1%를 전망했다. 이러한 국내외 경제변수를 고려했을 때 2025년 한국패션시장은 소폭이지만 2.7% 플러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5년 연속 플러스 성장한 것이고, 시장규모는 50조 8886억원으로 50조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트랜드리서치는 2023년도 한국패션시장 규모와 2024년도 전망치를 포함한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트랜드 2024 연감’을 발간, 온라인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